[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신 예대율 규제 시행을 앞두고 시중은행 중 국민, 신한, 하나은행이 모두 100%를 넘기는 등 은행권 예대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예대율은 예금과 대출금의 비율로 은행의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데,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의 가중치를 15%포인트 높이고, 기업대출은 1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가계대출을 늘리고 기업대출을 낮추면 예대율은 대량 3%포인트 오른다. 현재 기준으로는 주요 은행들이 규제 범위안에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예대율 기준으로 9월말 현재 신한은행이 100%, KEB하나은행은 101.5%로 금융당국 기준치인 100%를 멈추거나 넘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6월 이미 100%를 넘긴 만큼 9월 수치를 공개할 수 없을만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99.3%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고, NH농협은행은 87.8%로 안정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신예대출을 맞추기 위해 예금을 높이고, 채권을 발행, 주택담보대출 확대하는 등의 대안을 내놓고 있다.

먼저 은행들은 신예대율의 분모에 해당하는 예금을 높이기 위해 낮은 금리에도 정기예금과 요구불예금을 늘려왔고, 국민은행의 경우 증권, 손해보험, 카드 등 금융계열사를 동원해 급여계좌, 카드 결제 계좌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5대은행의 요구불 예금의 잔액은 8월과 9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6.5%씩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채권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만기 5년이상의 장기채권인 커버드본드 발행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 금융당국이 커버드본드 발행를 장려하는 차원에서 원화예수금의 1%내에서 커버드 본드 발행액을 예금으로 간주해 주고 있어서다.

커버드본드 발행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국내 은행권 최초로 5월과 6월에 9천억원 규모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것을 포함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2조600억원을 발행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금융당국에 올해 1조원 규모의 커버드본드 발행 계획안을 제출한 데 이어 이달 10일 2천억원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실제 발행했다.

이어 은행들은 예대율 계산식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대출금을 낮추기 위해 가중치별로 조정에 들어갔다. 가중치가 커지는 가계대출을 줄이고, 가중치가 작아지는 기업대출은 늘리고 있다.

대출 비중이 가장 높던 국민은행의 경우 대출 가중치 조절에 행보가 두드러졌다.

국민은행의 9월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5조4203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증가액은 1100억원이다.

반면, 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차이액은 8조9692억원, 우리은행 6조3996억원, 하나은행 5조5197억원인 것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이 밖에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낮춰 실제 적용금리를 올리기도 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달 26일 우대금리 총한도를 0.3%포인트 축소하면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같은 폭만큼 올렸다.

농협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는 9월 17일 2.51∼4.02%였지만, 우대금리와 코픽스 조정을 반영해 이달 16일부터 2.86∼4.07%가 적용된다.

농협은행은 7월 15일부터 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가계 대출 증가 속도가 빨라 이를 조절하기 위한 조치들"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은 주로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올해 들어 투자에 소극적인 데다가 자금 여력이 있어 은행을 찾지 않은 반면 중소기업들은 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중소기업 지원을 하고 있어서다.

5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의 9월말 잔액은 437조36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3조6111억원이 늘었다.

강기성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