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4일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회담에서 한국 측에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이뤄진 이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일관계가 매우 어렵지만, 한국이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준수함으로써 건전한 관계로 되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한일 최고위급 대화로, 일본 언론도 큰 관심을 보이며 관련 내용에 대해 보도했다.

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 언론은 일제히 아베 총리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 측에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두 사람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를 계기로 악화된 한일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회담 시간은 당초 예정됐던 10여분을 훌쩍 넘은 25분간이었다고 보도했다.

당초 예정됐던 회담 시간을 두 배 넘게 길어져 한일 관계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대화가 오갔는지 주목되는 상황이지만, 신문은 일본 외무성 간부를 인용해 "일본 정부는 이번 회담을 일왕 즉위 의식 참석자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의례적 회담의 일환으로 위치를 설정하고 있다"며 회담 의의에 대해 폄하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징용공 문제로 한국 측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조기에 시정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보이며, 한국의 한일 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등 현안에 대해서도 한국 측에 냉정한 대응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HK방송도 "일본 측은 그간 징용문제에 있어서 국제법 위반 상태를 시정할 것을 한국 측에 요청했다"며 "아베 총리는 이 총리에게 이러한 일본 측의 일관된 입장을 재차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일본 언론은 이 총리는 한일 관계개선을 위한 대화를 지속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아베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일본 언론은 친서에는 내달 초 태국에서 개최되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관련 정상회의에 맞춰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간 공식 회담은 작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것이 마지막으로, 올해 6월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도 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