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3.29(금)

여권서 커지는 비판…"그렇게 무례한 사람 처음 봤다"
"외교관으로서 예의 자세 갖춰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미국의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증액 요구로 협상이 파행을 빚은 가운데 국회에서 여당을 중심으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50억 달러를 확 던져놓고 그 세부 항목에 대해 미국 행정부가 끼워 맞추기 식으로, 주입식으로 (협상)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비판하며 최근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 7일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으로 50억달러(약 5조8525억원)를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20번가량 반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지난 1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안 의원은 "해리스 대사가 정보위원장만을 관저로 초청해 뜬금없이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압박했다는 것"이라며 "정말 대단히 무례하고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리 해리스 대사가 군인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대사로 임명된 이상 외교관으로서 예의와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재향군인회 강연과 정부출연기관 포럼 등의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개점식에 참석하는 등 외교적 결례로 비춰질 수 있는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행동으로 외교가에서는 '총독' 같다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국방위원장까지 나서서 '행동이 부적절하다'는 여론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공론화한 것이다.

안 의원은 '혹시라도 (해리스 대사가) 만나자고 연락 오면 안 만날 계획이냐'는 질문에 "방위비 분담금, 합리적 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만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해리스 대사는) 너무 오만하다"고 평가했다. 또 "나는 해리스가 있는 한 미국 대사관에 밥 먹으러 안 간다"라며 "이때까지 대사들 만나봐도 그렇게 무례한 사람 처음 봤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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