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향년 99세 노환으로 별세했다.
신 명예회장은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 중 전날 병세가 급격히 악화했으며 이날 오후 4시 29분께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한국과 일본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으킨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년의 첫쨰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일제강점기인 1941일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1944년 선반(절삭공구)용 기름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으나 2차 대전 때 공장이 전소하는 등 시련을 겪었다.
비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재기에 성공한 뒤 껌 사업에 뛰어들었고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이후 롯데는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사업이 일어나가 신 명예회장은 고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길이 열리자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그리고 롯데는 관광과 유통, 화확과 건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건설 역시 신 명예회장이 1987년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며 토지를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또 고인은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관광산업 분야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롯데를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냈지만,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롯데는 큰 위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한 편에 선 신 명예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국내 계열사 이사직에서도 퇴임하면서 형식상으로도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뗐다.
경영권 갈등 속에 정신건강 문제가 드러나고 90대 고령에 수감 위기에 처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법원은 정상적인 사무처리 능력이 없다며 사단법인 선을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으로 지정했다.
신 명예회장은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2017년 12월 징역 4년 및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으나 건강사의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2018년 6월 법원 결정에 따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에서 소공동 롯데호텔로 거쳐를 옮긴 이후 건강이 악화됐다.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발인 후 22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장지는 울주군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