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20.05.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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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비욘드포스트 편집위원장/대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공황에 빠졌다.
사실상 모든 경제 활동이 마비 상태이다. 경제에 미치는 충격의 강도를 보면 1929년 세계를 강타했던 대공황에 버금간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아 세계 각국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일본 총리를 비롯한 세계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초기 중국이 코로나19로 정신이 없을 때 중국인들의 미국 입국을 전면금지하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상황을 즐겼다. 하지만 지금은 불똥이 미국으로 튀었다.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크게 늘면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 증시 다우 지수는 크게 떨어져 2016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되었을 당시 수준에 근접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주가 오름세를 주요 치적으로 내세웠던 만큼 오는 11월 재선 가도에 붉은 등이 켜졌다. 시진핑 주석은 초기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우한을 비롯한 후베이성 전면 봉쇄라는 초강경조치를 통해 신규 확진자 숫자를 크게 줄었다. 이제는 외국에서 역 유입되는 신규 확진자를 제외하고는 중국 대륙의 신규 확진자는 찾기 힘든 수준까지 왔다. 시진핑 주석은 우한을 찾아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겼다고 선언하면서 잃었던 권위를 다시 회복했다.
아베 총리는 7월로 예정된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코로나 위기를 최대한 조용하게 처리하려 했으나 각국 올림픽위원회나 선수들의 반대로 올림픽 연기를 놓고 고심했지만 아베총리는 결국 코로나19 감염 확산 여파로 연기된 도쿄 올림픽이 내년 7월 23일 개막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시진핑 주석이 전면 봉쇄라는 카드를 꺼내들고 국민 전체를 방역 활동에 동원할 능력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나 아베 총리는 전면 봉쇄는커녕 그저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어떻게 슬기롭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지도자는 개인의 능력을 과시하느냐, 무시당하느냐, 국가의 위상은 올라가느냐, 추락하느냐가 결정된다.

 어느 나라보다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 상황이다. 나름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민간 기업들의 발 빠른 진단 키트 보급 덕분에 대규모 조기 진단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정부는 초기 방역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중국인에 대한 전면 입국 금지를 대만이나 싱가포르처럼 조기에 실기하지 못한 채 실기해 확진자 숫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특히 수출을 주로 하는 우리 경제가 문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친노동, 반기업’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면서 경제 체질이 잔뜩 허약해진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왔기 때문이다.
주가는 브레이크 없이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갖고 있던 우리 기업들의 주식을 정신없이 팔고 있다. 이들이 팔아치운 주식 대금을 달러로 바꾸면서 달러화 가치는 치솟고 반면 원화 값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손님이 끊긴 식당이나 카페는 문을 닫았고,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휘청거리고 있다. 대다수 기업이 현금을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면 고스란히 파산을 당해야 할 입장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외국과의 왕래가 사실상 끊긴 항공이나 관광업종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량 실업사태를 걱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턱걸이로 2% 성장을 기록했던 우리 경제가 반등은커녕 뒷걸음질 칠 것이라는 말이다.
연간 성장률이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에 시달렸던 1998년 -5.1%가 마지막이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약 –0.6%로 역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앞서 영국 경제 분석 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제시했다.
실제로 올 1분기(1월~3월) 성장률은 역성장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분기 성장률에 대해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본다면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외여건을 보더라도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훨씬 나쁘다. 

1997년 IMF 외환위기는 우리를 비롯한 동남아가 어려움을 겪었고 반면 미국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외환위기로 원화 값이 내려간 덕분에 수출 경쟁력이 생겼고, 주로 미국에 대한 수출을 많이 늘려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 때는 중국이 4조위안(약 775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풀면서 세계경제 회복을 주도했다. 우리도 덕분에 고비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 유럽, 일본 등 전 세계가 예외 없이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출로 위기를 넘어야 하지만 다른 나라 상황이 좋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더욱이 앞서 두 차례 위기는 금융과 관련된 것이었다. 외환위기는 우리가 갖고 있던 달러가 바닥나 국가가 부도를 낸 상황이었다. 국제금융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세계 경제가 골병이 들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면서 시중에 돈을 많이 풀어 이른바 ‘돈맥경화’(시중에 돈이 모자라 일시적으로 시장이 돌아가지 않는 현상)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는 전염병 전파 위험 때문에 교통망과 물류망이 사실상 끊기면서 실물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인력이나 부품이 모자라 공장이 돌지 않거나 생산 활동이 중단된 것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은 실물경제 위기가 금융위기로 번지는 경우다. 이런 복합위기를 맞으면 나라경제가 골병이 들고 길게는 10년 이상 회복하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는다. 정부도 이대로 내버려둘 수 없다는 판단 아래 11조7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한국은행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내렸다. 경기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0%대로 내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50조원을 풀기로 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안 된다. 추가 추경을 비롯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가계, 기업, 정부 3대 경제 주체는 각자 상황에 맞게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 이번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가계와 기업은 현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정부는 가계 소비를 늘리거나 기업의 활력을 높이는 정책적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이런 비상시기에 소득주도성장이나 최저임금인상, 주 52시간 근무제와 같은 기존 정책은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좋다. 대대적인 세금감면도 고려해볼만하다. 외환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도 추진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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