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3.29(금)
라임자산운용 사태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모 청와대 전 행정관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라임자산운용 사태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모 청와대 전 행정관이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욘드포스트 김진환 기자] 1조6000억원대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전 청와대 행정관이 구속됐다. 금융감독원 팀장인 김(46) 전 행정관은 지난해 청와대 파견 근무 시절 금감원 내부 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체포돼 영장이 청구된 김 전 행정관은 18일 오후 1시30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법원은 이날 늦게 김 전 행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행정관이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전 행정관은 고향 친구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 정보를 넘기고 4900만원 가량의 뇌물을 받았다. 이 외에도 월 300만원 한도의 법인카드와 현금을 수시로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게다가 김 전 행정관의 동생은 지난해 7월부터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로 임명돼 매달 3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김 전 행정관은 영장심사 당시에도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김 회장과 친분이 깊은 김 전 행정관이 청와대 근무 당시 '라임 사태'를 무마하는 데 관여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출신인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돼 근무한 후 복귀했다.

라임 관련 2000억원이 넘는 사모펀드를 판매한 장 전 대신증권 반포더블유엠(WM)센터장이 환매를 요구하는 고객에게 “김 전 행정관이 라임 사태를 다 막았다”고 말한 녹취록이 나오면서 ‘키맨’으로 지목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김 전 행정관의 정상적 직무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해 지난달 말 보직 해임했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과 김봉현 회장 모두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이 김 전 행정관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라임사태와 관련된 구속된 인원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자금으로 상장사 주가를 조작했던 일당 4명, 이종필 전 라임부사장과 김봉현 회장 등의 도주를 도운 운전기사 2명, 라임 부실을 알고도 투자자들을 속여 펀드를 수백억원 판매한 신한금융투자 본부장 등이다. 이번에 김 전 행정관까지 구속되면서 그동안 금융권에 한정됐던 수사가 정치권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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