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19(금)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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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중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고, 숨겨놓은 하드디스크도 찾아 압수한 것을 확인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오현철 부장검사)는 지난 24~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등 18곳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옵티머스 측이 미리 PC 하드디스크를 찾아 압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옵티머스 측은 검찰의 압수수색 등을 대비해 펀드 자금이 들어간 근처의 한 업체에 다수의 하드디스크를 숨겨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한 하드디스크를 핵심 증거물로 판단하고 포렌식 등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이 하드디스크가 옵티머스 펀드자금이 사용된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할 방침이다. 실제로 펀드 자금 대부분은 투자 실명과 무관한 대부업체나 부실기업 등에 투입됐다.

법조계에서는 옵티머스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관련자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자금을 끌어모은 뒤 대부업체와 부실기업 등에 투자한 의혹을 받고 있다.

예탁결제원도 펀드자산 명세서를 작성하면서 대부업체 등의 채권을 공기업 채권인 것처럼 기재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지난 22일 옵티머스 임직원 등을 사기 등 혐의로 검찰 고발했고, 금융감독원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투자 피해자들 역시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옵티머스 펀드 불법 운용이 정·관계 유착 의혹으로 번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제2의 라임자산운용 사태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참여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 고위 정·관계 인사들이 옵티머스 자문단으로 활동했다. 여시재는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선 전까지 원장으로 일한 민간 싱크탱크다.

특히 옵티머스 전신인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세운 이혁진 전 대표 역시 다시 주목 받는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4월 18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전략공천을 받아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력이 있다.

이 전 대표는 같은 해 12월 18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당시 후보의 금융정책특보를 지내는 등 정계 인맥도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이후 20억원 상당의 회삿돈 ‘횡령·배임’의혹에 연루되면서 2018년 옵티머스 이사회에서 해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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