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20(토)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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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이전투구식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HDC 현산의 재실사 요구에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에게 충분한 자료를 제공했다며 진정성을 문제 삼았고 같은 날 HDC현산은 이를 다시 받아쳤다. 금호산업은 사실상 코로나19로 인해 HDC현산이 마음이 바뀐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30일 금호산업은 인수 주체인 HDC현산에 아시아나 인수 거래 종결을 위한 “영업 재무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며 절차에 협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금호산업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 26일 HDC현대산업개발이 배포한 보도자료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점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거래종결을 회피하면서 그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는 점 등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라며 “진정성 있는자세로 거래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하라”고 밝혔다.

앞서 26일 HDC현산은 내달 중순부터 약 12주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들에 대한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재실사와 관련해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작년 12월 27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대규모 인수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해 왔으며, 아시아나의 영업·재무상태, 자금 수지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걸치 모든 자료를 수개월간 검증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산 인수준비위의 실사·검증 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이에 따라 현산 측은 현재까지도 인수준비위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았다는 것이다.

반면 같은 날 HDC 현산은 지난 26일에 이어 입장문을 내고 “재실사는 동반부실과 혈세 투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재실사에 응하라고 금호산업을 재차 압박했다.

HDC 현산은 “진정성 있는 재실사 제안이 계약금 반환을 위한 명분 쌓기로 매도됐다”고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 “재실사는 HDC현산이 인수하거나 아시아나 국유화의 경우에도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HCD 현산은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이 이미 선행조건 미충족으로 인수계약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현산 측은 “우리 측의 재실사 요구를 묵살한 채 아시아나항공은 29일 계약해제 및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은 애초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이 어려워지면서 태도를 바꾼 것은 HDC현산이라고 되받아쳤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이 거래 종결을 회피하면서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호산업에 따르면 인수상황 재점감 및 인수조건 재협의를 처음 요청한 지난 4월 9일 이후 HDC현산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외부컨설팅 인력을 1/3로 줄이고, 반면 아시아나항공 TF팀은 늘어났다. 요청자료도 정기실적 외에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실무자와 담당자간 직접대면 회의도 공문을 통해서만 이뤄졌다고 전했다.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가 코로나 여파로 인해 거래의 종결에 대한 진정한 의지 없이 책임 회피를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한편, 금호산업 측은 현산이 거래종결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는 전제하에 아시아나항공인수를 위한 점검 관련 협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여지는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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