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3.29(금)

미생물 분해과정서 나오는 '포스핀' 발견
극소량 포착에…"생물체일 가능성 낮아"

'쌍둥이 행성'이라고 불리는 금성
'쌍둥이 행성'이라고 불리는 금성
<뉴시스> 지구의 '쌍둥이 행성'이라고 불리는 금성의 구름에서 생물이 분출하는 가스 분자가 발견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14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이는 금성의 생명체 존재에 대한 잠재적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사에 따르면 영국 카디프대학의 제인 그리브스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금성의 대기 구름에서 인의 수소화합물인 '포스핀'(phosphine)을 확인했다고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을 통해 발표했다.

포스핀은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배출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물질이다. 그러나 포스핀은 지구에서도 자연발생되고 있어 이를 놓고 생명체 존재의 가능성을 점치기는 힘들다는 게 과학계의 입장이다.

나사 역시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많은 이들이 이를 놓고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빠르게 공표했으나, 과학자들은 상당히 회의적이고 신중하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그리브스 교수는 2017년 하와이 마우나케아에 있는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을 이용해 금성 55~80㎞ 상공의 구름을 분광 분석하는 과정에서 포스핀을 처음 찾아냈다. 2019년에는 칠레 북부 사막에 설치된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 망원경으로 다시 포스핀의 존재를 확인했다.

그리브스 교수는 "포스핀이 형성될 수 있는 항생물학적 공정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기존에 알려진 화학적 공정을 통해 금성의 대기권에서 발견된 포스핀을 설명할 수 없다면, 이는 그동안 금성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던 과정을 통해 생산됐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발견하지 못한 광화학, 지질화학, 혹은 생명체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에 발견된 포스핀은 분자 10억개 당 2개에 불과한 극소량이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의 우주생물학자인 찰스 코켈은 "이는 금성에서의 새로운 생명체 존재를 암시한다기 보다는 포스핀의 형성과 관련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생물의 가능성은 늘 가장 마지막에 제시되어야 한다"며 "금성은 지구 그 어디보다도 황산의 농도가 높다"고 부연했다.

웨스트민스터 대학의 루이스 다트넬 천제생물학 박사는 "이번 발견이 더 많은 연구를 촉진할 수 있다"며 "지구의 망원경으로 후속 관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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