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3.29(금)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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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정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LG가 비주력사업을 접고 로봇, AI(인공지능), 전장 사업 등 미래먹거리로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권봉석 사장은 20일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과 관련해 본부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권 사장은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LG는 휴대전화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MC사업본부의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MC사업본부는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 원 규모에 이르고 있다.

그 동안 업계에서는 수차례 LG MC사업부 매각설이 흘러나왔지만, LG는 전장사업과 스마트홈, 로봇 등 사물인터넷(IoT)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LG전자는 MC부문의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된 영업적자를 이어오는 적자 누적과 계속되는 스마트폰 혁신의 실패 그리고 AI(인공지능)·로봇·전장 사업 등 미래먹거리 사업으로의 집중라는 측면에서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폼팩터 혁신을 내세웠던 LG윙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었지만 국내 판매량은 10만대에 못 미쳤다. 준프리미엄 시장을 조준한 벨벳은 가격, 성능 모두 놓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CES 2021을 통해 롤러블 폰이 공개됐지만, 가시적인 사업의 부진을 털어내기엔 역부족이다.

LG전자는 MC사업에 손을 놓는 대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핵심사업 위주로 구조를 재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H&A(생활가전)본부와 HE(TV)사업본부의 흑자를 MC(스마트폰)와 VS(전장)본부는 적자를 냈다. 이중 VS의 경우는 적자폭은 매분기 줄여가고 있으며 LG의 미래 먹거리로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LG는 VS본부에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오는 7월 출범을 목표로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JV)을 세울 계획이다.

LG는 최근 AI(인공지능)와 로봇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구 회장 취임 첫 해인 2018년에는 LG전자의 로보스타 경영권 인수와 LG화학의 미국 자동차 접착제 회사 유니실을 인수했다.

또 LG전자와 LG화학 등 5개 계열사는 미국에 설립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AI와 로봇, 가상현실(VR), 바이오 분야 등 스타트업에 19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다.

LG는 지난해 12월 디지털전환 추진의 일환으로 'LG AI연구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LG가 제조업자개발생산(ODM)형식으로 롤러블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일부는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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