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신문

2021.03.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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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이 과로사 방지 대책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할 뻔 했지만 21일 택배업체와 극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타결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 기구는 이날 오후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는 실질적인 과로사 방지 대책을 위한 △택배 분류작업 명확화 △택배노동자의 작업범위 및 분류전담인력 투입 △택배노동자, 분류작업 수행하는 경우 수수료 지급 △적정 작업조건 △택배비·택배요금 거래구조 개선 △설 명절 성수기 특별대책 마련 △표준계약서 등이 담겼다.

연말연시에 코로나 19 확산으로 택배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설 명절을 앞두고 택배노동자 파업에 따른 ‘택배 대란’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택배업계 노사 갈등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분류작업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두고 가장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택배기사 과로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까대기(분류작업)'에 대한 논쟁은 위탁과 하청, 계약 등 택배업계의 복잡한 고용구조 때문에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다.

분류작업은 배송을 나가기 전 배송될 물품을 구역별로 세분화하는 일이다. 터미널에 도착한 물품을 택배기사가 직접 분류한 뒤 자차에 실어 배송을 나가야 하는데 하루 근무시간의 절반까지도 차지할 수 있는 강도 높은 노동이다. 택배기사들은 더이상 '공짜 노동'을 할 수 없다며 분류작업 전담자 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또 분류작업 인력을 충원한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누구에게 있는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이 없는 실정이다. 택배업체들은 사실상 1인 사업자인 택배기사들이 추가 인건비를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 물류센터에 4300명의 헬퍼(분류작업 전담 인력)을 두고 있는 쿠팡의 사례가 주목된다. 쿠팡은 쿠팡친구(줄여서 '쿠친')로 알려진 배송인력들이 오직 본업에만 충실할 수 있도록 물류센터에서 벌어지는 모든 분류작업을 헬퍼와 자동기계장치에 맡기고 있다.

물류센터 인적 인프라를 강화하고 자동화 설비 개발에 막대한 재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쿠팡이 따로 분류 전담 인력을 두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헬퍼들은 분류업무에 집중하면서 작업 숙련도와 효율성을 올리고, 쿠친들은 배송업무만 할 수 있으니 안전 운송이 가능하다는 이유다.

한 택배기사는 "분류작업과 배송업무를 완전히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는 쿠팡 같은 좋은 예가 있다"며 "하루 빨리 분류작업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돼 더이상 과로로 쓰러지는 택배기사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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