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23(화)

투자금은 어떻게 사용될까?
그린본드 활용해 친환경 기업으로 지속성장…반도체 산업 내 선한 영향력 확산

최태원 SK 회장이 1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M16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SK하이닉스
최태원 SK 회장이 1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M16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SK하이닉스
<뉴시스> SK하이닉스가 올해 초 ‘Social Value 2030’을 선언하고,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의 본격적인 실행에 나섰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SK 각 회사의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 내며 기업가치를 포함한 총체적 가치(Total Value)를 높여나가자는 SK그룹의 새로운 경영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NAND 양 날개를 펼쳐 지속적인 사업 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강화해 인류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수립하고 본격적으로 실행에 나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놓여져 있다. 또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의 환경적 영향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ESG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ESG 경영 가속화를 위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10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Green Bond)’를 발행했다. 그린본드는 친환경 사업에 자금 조달을 위한 특수 목적의 채권으로, 이를 통해 SK하이닉스가 현재 추진 중인 팹(Fab) 건설 및 운영 등의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를 글로벌 투자자에게 알리는 한편,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도 제고하기 위한 시도였다.

SK하이닉스는 투자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인 발행 절차를 진행했다. 당초 10년 만기 채권으로 5억 달러 수준의 주문 모집을 계획했지만, 전세계 230여 개 기관 투자자로부터 54억 달러의 주문이 몰려 발행 금액의 5배가 넘는 주문 모집에 성공했다. 최종적으로는 목표했던 발행 규모를 상향해 총 10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할 수 있었다.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 발행을 위해 재무/ESG/환경 조직 등과 협업해 친환경 프로젝트 적격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작성하고, 제3자 검증기관인 ‘비지오 아이리스(Vigeo Eiris)’의 평가를 받았다. 그린본드는 발행 후의 업무도 중요한 만큼, 올해 안에는 유관부서들과 함께 ‘그린본드 워킹 그룹(Green Bond Working Group)’을 조직해 운영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ESG 경영 가속화 10억 달러 규모 '그린본드' 발행
SK하이닉스는 이 자금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 환경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각 프로젝트 분야는 다량의 에너지와 용수가 사용되는 반도체 산업 특성과 이로 인한 환경적 영향을 고려해 선정됐다.

양형모 담당은 “전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관련 분야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ESG 채권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며 “정통적인 경영방식이 재무적 성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최근에는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요구되는 기대 수준과 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중요시되고 있다. 따라서 ESG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됐으며,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소위 ‘굴뚝 사업’으로 에너지 소모량이 크고, 사용하는 원부자재 중에도 독성 물질이 많아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이번에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그린본드 발행에 성공하면서,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주도권(Initiative)을 확보했다.

허제우 PL은 “이번 그린본드 발행은 SK하이닉스가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확보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앞으로도 ESG 경영 철학 방침을 기반으로 친환경 아이템을 많이 발굴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며 친환경 기업의 행보를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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