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25(목)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SK하이닉스 청주 사업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SK하이닉스 청주 사업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비욘드포스트 유제원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8인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2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로 국내 설비를 증설하고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박정호 대표이사 부회장은 13일 정부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발표한 ‘K-반도체 전략’에 대해 "현재 대비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설비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사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Fabless, 시스템 반도체 설계기업)들의 개발·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며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모바일, 가전, 차량 등 반도체 제품 공급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공급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국내 팹리스 기업들을 지원해 비메모리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SK하이닉스 각자대표이사에 취임한 박정호 부회장은 2012년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인수를 진두지휘한 경영자다. 업계에서는 박 부회장이 조만간 M&A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부회장은 2017년 일본 키옥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 투자, 지난해 인텔 낸드사업 인수계약 등 SK하이닉스의 굵직한 투자에 관여한 바 있다.

앞서 박 부회장은 지난 4월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파운드리에 더 투자해야 한다"며 국내 팹리스들에게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면, 이들 기업은 여러 기술개발을 해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말 있었던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발표에서는 노종원 부사장(CFO)이 "8인치 파운드리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박 부회장의 계획을 구체화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2% 수준에 불과한 전형적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다. 현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중국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운영 중이고, 청주 사업장에 파운드리 설비 공간이 남아 있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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