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3.29(금)

대우재단, 한국의 슈바이처·나이팅게일 '제1회 김우중 의료인상 시상식' 진행

승인 2021-12-08 15:28:00

▷ 오동찬 치과의(소록도), 정우남 소아과의(노화도), 박도순 간호사(무주), 허은순 간호조무사(포천)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故 김우중 대우 회장 2주기를 맞아 대우재단이 한국의 슈바이처, 나이팅게일을 찾아 포상한다. 1978년 완도·진도·신안·무주 등 도서·오지 무의촌 병원사업으로 출범한 대우재단은 오늘 9일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제1회 김우중 의료인상 시상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치과의), 정우남 완도보건의료원 행복의원장(소아과의), 박도순 무주보건의료원 공진보건진료소장(간호사), 허은순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 간호조무사 등 4명의 보건의료인이 '김우중 의료인상'을 수상한다. 특별상은 최해관 前 무주대우병원장(현 무주 연세외과의원장), 의료봉사상은 한국여자의사회가 영예를 안는다.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자에게는 각 3,000만원, 특별상과 의료봉사상 수상자 및 단체에게는 각 1,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오동찬 부장(1968년생)은 1995년 국립소록도병원에 공중보건의로 발령을 받아 지금까지 26년 동안 한센인과 동고동락해왔다. 아랫입술 재건 수술법을 직접 개발해 500여 명의 한센인들에게 한센병 치유의 희망을 제시했다. 정우남 원장(1943년생)은 전남대 의대 졸업후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가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취득한 엘리트 의료인. 텍사즈주 휴스턴에서 운영하던 병원을 아들에게 물려준후 2005년부터 나누는 삶으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중국 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연변 과기대 의무실장으로 일하다 2011년 한국으로 돌아온 후 국내 최초의 섬 지역 은퇴의사의 길을 걷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노화도에서 의료활동에 매진해왔다. 박도순 소장(1967년생)은 1989년부터 33년간 무주군을 지킨 간호사로 민물생선을 날로 섭취했을 때 발생하는 기생충질환인 간흡충(간디스토마) 감염의 전국적 퇴치에 앞장섰다. 허은순 간호조무사(1969년생)는 포천병원에서 30년간 재직하며 내원 및 방문 간호와 진료업무 보조는 물론, 포천지역 각종 의료봉사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특별상을 수상하는 최해관 원장(1940년생)은 1978년 무주대우병원장을 시작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대우재단 4개 도서·오지 병원장을 두루 역임했다. 외과의로서 평생을 대우재단과 함께 헌신해온 후, 지금도 첫 부임지인 무주에서 의료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의료봉사상을 수상하는 한국여자의사회는 1956년 발족된 사단법인으로 빈민촌 무료진료 봉사, 결식아동 돕기, 조손가정 후원, 해외 의료봉사, 미혼모 가족지원 등의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대우재단은 1978년, 박정희 대통령의 “무의촌지역에 양질의 포괄적 의료환경을 구축하는데 대기업이 앞장서달라”는 권유에 따라 당시 가장 열악한 환경에 있던 완도(노화도)·진도(하조도)·신안(비금도)·무주(설천면) 등 4개 지역에 병원을 개원했다. 병원부지 매입과 건립 및 운영자금은 김우중 회장의 사재 50억원 출연에서 비롯됐다. 당시 병원건립기획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효규 연세대 의무부총장은 모교인 연세대와 한양대 출신을 중심으로 의료인력을 구성했고, 섬 지역으로는 유일하게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도록 했다.

김 부총장은 비단 의료분야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보건사업, 향토발전을 위한 장학사업을 병행함으로써 대우재단의 4개 병원사업이 지역사회 종합개발 성격을 갖도록 했다. 이후 30여년간 대우재단이 이들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한 의료혜택이 150여만 건에 달하고, 263억원의 사업비를 투여했다. 병원 및 보건상담실 운영과 함께 각 마을별 보건협의회를 조직하고 교육 및 건강요원 활동, 장학사업 등을 통해 10만 여명에 달하는 지역주민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포근한 이웃이 되어 왔던 것.

대우재단은 2000년대에 들어 지역주민의 소득수준 향상과 질병 및 인구구조의 변화, 교통·통신의 발달 등 급격한 외부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업초기 집중했던 보건·의료사업을 정부·민간 등에 이관했지만, 이후에도 종합 지역사업으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나갔다. 완도대우병원의 경우, 인근에 24시간 응급의료체계를 갖춘 보건지소가 들어선 이후에도 지역주민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2007년 홍익대우한의원으로 재개원한데 이어, 2010년부터는 병원부지와 시설을 행복나눔섬지역센터로 전환, 어르신 문화지원(컴퓨터·노래·악기·문화강좌 등), 다문화가정지원(돌봄센터·한글교실 등) 사업 등을 전개해오고 있다.

김우중 의료인상은 1978년 대우재단 출범과 함께해온 도서·오지 병(의)원사업의 맥을 잇고자 2021년부터 제정, 시상한다. 대우재단이 운영해온 도서·오지 4개 병(의)원이 개원 30여년 뒤 공공의 영역으로 모두 수렴된 이후, 그늘진 곳에서 인술을 통해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의료인과 의료단체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자긍심을 고취해보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무의촌 지역에 직접 병(의)원 운영이 어려운 여건상, 헌신적 봉사를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보건의료인을 직접 발굴해 포상하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주자는 것이다. 총 상금은 1억5,000만원이며, 보건복지부와 광역지방자치단체,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국내 주요 보건의료기관·협회·단체와 함께 매년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보건의료인 3∼4명을 선정해 포상할 계획이다.

김선협 대우재단 이사장은 “선친인 김우중 회장은 생전에 4개 대우병(의)원이 무의촌 의료사업의 모범적 전형이 돼야 한다며 종합병원 과장급 의료진을 파견하고, 24시간 응급의료시스템 구축과 위급시 사업용 헬리콥터를 내어주면서까지 적극적 진료활동을 독려했다”면서 “도서·오지 지역주민들에게 선진사회 수준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소외된 곳에서 묵묵히 땀과 열정을 쏟는 보건의료인을 발굴해 귀감으로 널리 알리고 우리 사회에 작은 울림을 줄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나가겠다”고 밝혔다.

news@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