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17(수)

축산물, 공업제품, 서비스물가 등 줄줄이 상승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있다. [뉴시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4% 오르며 2008년 9월(5.1%) 이후 13년 8개월 만에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 폭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개인서비스 가격도 높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여기에 농축수산물 상승세마저 확대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1년 전보다 5.4% 상승했다. 상승 폭은 전월(4.8%)보다 0.6%포인트(p) 확대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3.2%),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였다. 3월(4.1%)과 4월(4.8%)은 4%대로 올라서더니 지난달에는 5%까지 치솟았다.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각각 1년 전보다 각각 7.6%, 3.5%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물가는 4.2% 상승했다. 채소류 가격은 0.2% 상승했지만, 농산물 가격은 0.6% 하락했다. 주요 등락 품목을 보면 파(-48.0%), 사과(-22.7%), 쌀(-11.2%), 고구마(-30.3%), 고춧가루(-15.6%), 양파(-15.0%) 등은 내려갔으나 감자(32.1%), 배추(24.0%), 포도(27.0%) 등이 올랐다.

축산물 가격은 12.1% 상승했다. 돼지고기(20.7%), 수입 쇠고기(27.9%), 닭고기(16.1%), 국산 쇠고기(2.7%) 등이 오르면서다. 수산물 물가는 2.7%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이후 가정 음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다가 곡물 가격 상승으로 사료비도 많이 오르며 축산물 물가가 상승했다"며 "글로벌 공급망 차질, 물류비 등 수요, 공급 측면 모두 상승 요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8.3% 상승했다. 2008년 10월(9.1%) 이후 최대 상승이다. 특히 경유(45.8%), 휘발유(27.0%), 등유(60.8%), 자동차용 LPG(26.0%) 등 석유류 가격이 34.8%나 뛰었다. 경유 가격은 2008년 7월(51.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밀가루(26.0%), 국수(33.2%), 부침가루(19.8%), 빵(9.1%) 등 가공식품 가격도 7.6% 올랐다.

전기료(11.0%), 도시가스(11.0%), 상수도료(3.5%) 등이 오르면서 전기·수도·가스요금은 1년 전보다 9.6% 급등했다.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반영되면서 201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0.7%에 그쳤다. 외래진료비(2.3%), 국제항공료(19.5%) 등은 올랐지만, 유치원 납입금(-18.6%), 부동산중개수수료(-7.7%) 등은 하락한 영향이다.

반면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5.1%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생선회(10.7%), 치킨(10.9%) 등 외식 물가가 7.4%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공동주택관리비(4.1%), 보험서비스료(14.8%) 등 외식 외 개인 서비스 물가는 3.5% 상승했다.

집세는 전세(2.7%), 월세(1.0%) 등이 모두 오르면서 2.0% 상승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6.7% 상승했다. 이는 2008년 7월(7.1%)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2.5%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2009년 4월(4.2%) 이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3.4% 상승했다. 2009년 2월(4.0%)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어 심의관은 향후 물가 전망과 관련해 "다음 달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과 비교해 0.4%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물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하면 올해 연간 상승률이 4.3%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현 물가 상황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민생안정대책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예산집행, 관련 법령개정 등 후속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지원이 실제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 소관 부처는 간담회, 현장점검 등을 통해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국민들께서 대책의 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주문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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