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3.29(금)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식품 물가도 10년 4개월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지수는 109.1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7.6% 올랐다. 품목별로는 국수(33.2%)와 소금(30.0%), 밀가루(26.0%), 식용유(22.7%)의 상승폭이 컸다. 천일염 생산량 부족 등으로 소금은 1년 전보다 30.0% 상승했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마트. [뉴시스]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식품 물가도 10년 4개월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지수는 109.1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7.6% 올랐다. 품목별로는 국수(33.2%)와 소금(30.0%), 밀가루(26.0%), 식용유(22.7%)의 상승폭이 컸다. 천일염 생산량 부족 등으로 소금은 1년 전보다 30.0% 상승했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마트. [뉴시스]
[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이상기후 발생에 따른 작황 악화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곡물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주요 생산국가는 식량자원 무기화를 확대할 조짐이다. 식량 보호주의 기조로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유진 연구위원은 ‘식량 보호주의 확산으로 애그플레이션 우려 가중’ 보고서에서 “금융사는 가격 전가력이 낮은 1차 소재식품 기업 및 음식점 업종 등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해외 곡물자원 개발 및 애그테크 기업에 대한 영업기회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우리 소비자물가가 5.4% 오르며 2008년 9월(5.1%) 이후 13년 8개월 만에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 폭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개인서비스 가격도 높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여기에 농축수산물 상승세마저 확대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 곡물가 들썩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곡물가격 불안이 주요 생산국가의 수출 통제로 가중되고 있다.

5월 14일 세계 2위 밀 생산국 인도의 대외무역총국(DGFT)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밀 수출 정책을 기존 자유에서 금지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2022년 들어 밀 가격이 60% 이상 급등했고, 5월 중순 인도의 수출 금지 발표 후 밀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량 보호주의’ 기조로 전환한 국가는 23개국에 달한다.

특히 인도는 밀에 이어 설탕 수출을 제한한다고 발표했고, 말레이시아가 6월부터 닭고기 수출 중단을 발표하자 인근 국가의 식품시장에 경고등이 커졌다.

◆ 얼마나?

세계은행은 2022년 곡물가격 강세가 지속되며, 특히 밀 가격은 중국 홍수, 미국 가뭄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40% 이상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채텀하우스(영국 왕립국제문연구소, 외교·안보 연구기관)는 이상기후로 2050년 전 세계 주요 작물의 수확량이 현 수준의 3분의 1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곡물가격 상승은 생산자물가 음식료품에 6개월 후 영향을 미치고, 이후 2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가공식품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 과정에서 국내 음식료 제조기업 및 음식점이 원가 상승 리스크에 노출되며, 특히 가격 전가력이 낮은 영세 사업자(1차 소재 식품 및 음식점)의 타격이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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