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3.29(금)

비자 신청만 하고 여행은 아직…우크라 사태·엔저 등 영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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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정부의 외국인 관광객 입국 허용 조치에 일본인들의 비자 발급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한 한류열기에 폭발적인 일본 관광객 유입이 기대되지만 여행 수요는 일단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케이신문은 이달부터 일본 영사관에서 한국 여행을 위한 개인 관광객 비자 발급이 재개되면서 도쿄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고 13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도쿄 미나토구의 한국대사관 영사부의 경우 지난 6일에만 1000명 가까운 신청자가 몰리며 접수가 조기 마감됐다.

한일 양국이 해외 관광객 입국을 사실상 허용하면서 양국 정부는 여행자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양국은 2020년 3월 코로나 여파로 사실상 입국금지 조치를 단행하기 전까지 상호 국민에 90일 단기체류 비자를 면제하는 등 편의를 제공했다. 2019년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약 327만명으로 역대 최다 수준이었다.

일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은 일단 늘어날 전망이다. 2년여 코로나 여파가 막을 내린 데다 최근 BTS를 필두로 한 K팝과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을 이어가는 K무비, 다양한 플랫폼의 K드라마가 강세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여파 직전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들 [뉴시스]
코로나 여파 직전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들 [뉴시스]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엔저 등 요인이다. 일본 여행업계는 한국 입국 비자 신청이 허용됐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류비와 항공권 가격이 급등했고 엔저 현상이 계속돼 한국을 포함한 해외여행 수요는 아직 저조하다고 알렸다.

한국 관광비자 신청 기간이 긴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일본 관광업계에 따르면 항공권 예약까지 더한 한국 비자 발급은 현재 3주 정도 소요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은 아직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항공편이나 좌석수가 회복되지 않는 등 코로나 여파로 2년이나 여행업계가 위축된 후유증도 여전하다. 유류할증료 등 가격도 높아져 현재로서는 관광비자 발급 재개에 따른 큰 변동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우리 정부 역시 국제선 여행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은 오는 2023~2024년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의 견해도 우리와 비슷하다. 일단 여행 수요는 늘었지만 가파른 상승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허니문 수요 덕에 하와이나 유럽 예약이 늘어난 반면 한국이나 중국, 동남아시아, 미국 쪽은 완전한 회복까지 시일이 걸린다는 게 일본 관광청 설명이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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