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19(금)
[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음악은 다양한 치유 효과가 입증돼 왔다. 우울할 때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가 하면, 사람들 기분을 한순간에 띄워주는 음악이 있다. 뮤직 테라피가 유행할 만큼 사람 심신에 영향을 주는 음악. 상황별로 효과를 주는 음악은 따로 있으며, 안정을 극대화하는 시간 역시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슬픔 달래려면 13분간 음악 들어야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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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음악치료학회(British Academy of Sound Therapy, BAST)는 최근 논문에서 음악을 9분 들으면 행복해지고, 13분간 청취하면 슬픔을 달랠 수 있다고 주장했다. BAST는 다년간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

이 학회 연구팀은 음악 특유의 안정 효과를 확실히 파악하기 위한 실험에 나섰다. 연구팀은 총 7581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Music as Medicine(약으로서의 음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음악에 대한 다양한 설문(복수응답)과 음악 청취로 구성된 프로젝트에서 참가자 89%는 음악이 건강과 행복에 필수적이라고 답변했다.

각자 음악을 듣는 목적에 대해서는 90.15%가 편안함을 꼽았다. 81.1%는 행복한 기분, 46.5%는 슬픔 완화, 32.53%는 집중을 이유로 들었다.

확실한 안정을 취하고 싶을 때 피실험자들은 13분간 음악을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가사가 없는 느긋한 템포의 연주곡을 선호했다.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평균 9분간 음악을 듣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때는 템포가 빠르고 긍정적인 노랫말이 들어간 곡들이 인기를 끌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음악을 들으면 힘이 나고(89%) 잘 웃게 된다(65%)는 사실도 확인됐다"며 "음악은 사람들에게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다는 기분, 무엇이라도 도전할 수 있는 긍정적 에너지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건강 챙기려면 올드팝과 헤비메탈 들어라
1980년대 팝은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픽사베이]
1980년대 팝은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픽사베이]
1980년대 팝송과 헤비메탈이 혈압을 낮추고 스트레스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터키의 한 병원은 지난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발표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연구팀은 18~65세 성인 1540명을 동원한 뒤 각 피실험자에 혈압과 심박수 측정기를 부착하고 다양한 연대 및 장르의 음악을 듣게 했다.

그 결과 1980년대 올드팝은 혈압 강하 및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가장 뛰어났다. 청취자 96%의 혈압이 내려갔고 36%는 심박수가 정상으로 떨어졌다. 1980년대 팝은 연령을 불문하고 그리움이나 긍정성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는 댄스 및 뉴웨이브가 출현하면서 디스코가 시들해진 시기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로댄스가 급부상했다. 마이클 잭슨과 휘트니 휴스턴, 마돈나, 왬 등 걸출한 팝스타가 등장한 시기다.

시끄러운 음악의 대명사 헤비메탈은 의외로 2위였다. 피실험자 89%의 혈압이 떨어졌고 심박수도 18% 감소했다.

메탈은 1960년대 인기였던 하드록이 1980년대로 넘어오면서 정형화된 음악 장르다. 헤비메탈은 메탈 장르에서도 고어한 쪽에 속한다. 블랙 사바스나 딥 퍼플, 주다스 프리스트, 아이언 메이든 등이 헤비메탈을 대표하는 밴드다.

가장 효과가 없는 음악은 테크노였다. 피실험자 중 78%는 혈압이 올라갔다. 명상에 주로 활용돼온 클래식은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생각보다는 떨어졌다.

연구팀은 헤비메탈이 타 장르에 비해 시끄럽다고 여겨지지만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올라가는 건 아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헤비메탈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는 더 있다. 핀란드 헬싱키대학교는 지난해 12월 논문에서 헤비메탈 밴드가 거점을 둔 지역 주민 입원율과 사망률이 타지역보다 낮다고 발표했다. 헤비메탈이 다른 음악에 비해 스트레스 경감 효과가 크다는 기존 논문을 뒷받침하는 연구여서 당시 대중의 관심도 컸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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