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2.08.12(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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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식이 아닌 기존 해상풍력발전소는 건립 시 많은 소음이 발생한다. [픽사베이]
[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탄소중립이 각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손꼽히는 요즘, 친환경 에너지 생산은 완전한 대세로 자리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나 수소, 바이오에너지를 활용, 지구온난화를 늦추려는 노력은 최근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까지 발달했다.

해상풍력발전은 말 그대로 바다 위에 풍력발전터빈을 얹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바람의 흐름이 원활한 산지에 주로 조성되던 해상풍력발전은 터빈 길이가 최대 100m에 달하는 거대한 몸집 때문에 육지에 조성할 경우 자연환경 훼손이 심했다.

다만 최근에는 해상풍력발전이 해양생태계를 망치는 주범이란 지적이 이어진다. 원자력과 더불어 친환경 에너지 생산의 전진기지로 통하는 해상풍력발전소가 다양한 해양 생물의 천적이 된 이유는 뭘까.

환경보전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친환경 에너지를 뽑아내기 위해 각광받는 풍력발전소가 건립 과정에서 해양생태계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유식이 아닌 일반 해양풍력발전소는 바다 위에 풍력발전터빈을 얹기 위한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상상 이상으로 커 해양 생물에 치명적이라는 주장이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 연구팀은 이달 초 국제 저널에 낸 논문에서 해상풍력발전소 건설 때문에 발생하는 소음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상풍력발전소 설치 소음은 바다 위에 거대한 발전소를 세우기 위해 지지대를 해저에 박을 때 가장 심하다. 무거운 터빈을 버티려면 지지대를 여럿 설치해야 하는데, 이때 소음이 해군 잠수함이나 어선이 쏘는 소나(SONAR, 음파탐지기)만큼 해양생물에 해롭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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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파탐지기, 지진탐지기의 초음파가 돌고래 등 해양생물에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는 이미 여럿 나왔다. [픽사베이]
다른 대학교 연구팀의 조사에서는 이미 소나가 돌고래의 떼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죽지 않더라도 적잖은 개체가 난청이 된 사례도 보고됐다. 소나와 더불어 해저 지진 관측을 위한 장비의 초음파 역시 돌고래 및 일부 바다생물을 난청으로 만든다는 보고가 있다.

학자들은 각국의 바다 소음 규제가 낡은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장 앞선 미국마저 현재 적용 중인 바다소음 규제가 7년 전 연구에 근거한 것이라 실효성이 없다고 오르후스대학교 연구팀은 아쉬워했다.

연구팀은 각국 정부가 바다 소음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양풍력발전소를 비롯해 지진 관측 활동, 음파탐지가 인간에 꼭 필요한 활동이라면, 해양생태계에 최소한의 영향을 주는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마련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대학교는 최근 낸 연구 논문에서 해상풍력발전소 건설 및 지진 관측 활동으로 발생하는 소음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수십 년 내 바다 생물 여러 종이 멸종한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팀은 인간이 야기하는 다양한 해양 소음 제한의 상한선을 올려야 해양 생태계 지킬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현재 바다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규제 방안은 양식 생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기초했다”며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실험을 실시, 소음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연구팀은 동물마다 청각 수준이나 살아가는 환경이 달라 종에 맞는 소음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양 소음 가이드라인은 한정된 주파수에 의한 계측 데이터에 근거했다”며 “고주파수는 돌고래, 저주파수는 바다표범에게 해롭다. 이처럼 생물별로 세세한 대응이 필수”라고 전했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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