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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금)

[르포] 추석 앞둔 수원 남문일대 시장상인 한숨···고물가에, 주부들은 “시장가기 겁나”

승인 2022-08-29 14:27:54

폭염·폭우로 배추값 가장 치솟아…비싼 무 만지작하며 구경만하는 주부들
"채소값이 폭우로 거의 두배올라 상인과 소비자들 정부대책 세우라"

[비욘드포스트 김형운 기자] 추석을 12일 앞두고 일요일인 28일 오후 4시께 수원 남문시장과 지동·영동시장등 세 개가 몰려 있는 남문일대.

청과물과 채소에 이어 축산물과 생선 가게 주인들이 “예년보다 손님이 절반에도 못미쳐 장사가 안된다”며 울상이다.

소매 상품을 파는 가게들과 인도에서 장사를 하는 할머니들도 손님 없이 한산했다.

경기 수원 지동시장의 과일 전문 상인이 28일 추석대목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한산해 매대앞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사진=김형운 기자)
경기 수원 지동시장의 과일 전문 상인이 28일 추석대목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한산해 매대앞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사진=김형운 기자)


간혹 보이는 손님들도 가격을 보고 비싸다며 상품을 만지작하다 그냥 가버리기 일쑤다.

매대 앞을 한참을 서성이며 상처난 과일을 3분의 1가격을 주고 사가는 사람들도 보였다.

수원 교동에 거주하는 이모(51)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 먹고 싶은 게 있어도 적게 살 수밖에 없다"며 "이번 추석 제사에는 예년보다 상차림을 절반으로 줄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28일 오후 경기 수원영동시장의 제수용품 전문점이 추석을 앞두고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김형운 기자)
28일 오후 경기 수원영동시장의 제수용품 전문점이 추석을 앞두고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김형운 기자)


손님을 기다리던 60대 최모씨는 "추석까지 아직 12일이 남았지만 지난 7월부터 봄가뭄과 폭염에 이은 물폭탄으로 채소와 과일값이 너무 올라 걱정"이라며 "정부가 채소와 과일 가격 상승을 막기위한 대책을 내놓았으나 현지 거래 사정은 달라진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올여름 폭염과 폭우로 농산물 가격이 치솟자 명절 대목을 앞둔 시장 상인들과 주부들의 한숨이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도매가격 기준 사과(홍로) 10kg은 지난해 8월 4만9천154원이었지만 올해 6만5천405원으로 1.5배가량 올랐다.

배추와 무도 생산량이 폭염과 폭우로 강원도 고랭지 채소가 무름병으로 인해 지난해 대비 배추 8.3%, 17.1% 감소하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28일 오후 경기 수원 지동시장의 야채코너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이 채소를 다듬고 있다.(사진=김형운 기자)
28일 오후 경기 수원 지동시장의 야채코너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이 채소를 다듬고 있다.(사진=김형운 기자)


채소동 상인 안모(54)씨는 "25년동안 장사했는데 올해처럼 채솟값이 오른 건 처음"이라며 "팔기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10일전 각각 농협 하나로마트와 강원도 강릉 안반데기 고랭지 배추밭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채소와 과일 점검에 나섰다. 추 부총리도 강원도 최대 고랭지 배추밭을 찾아 현지점검에 나서 추석물가안정을 위해 출하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시장은 물가가 너무 올라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28일 오후 경기 수원 남문시장의 한 과일 전문점이 최근 과일값의 가파를 상승으로 손님이 크게 줄자 타업종으로의 전환을 위해 폐업정리 바겐세일을 하고 있다.(사진=김형운 기자)
28일 오후 경기 수원 남문시장의 한 과일 전문점이 최근 과일값의 가파를 상승으로 손님이 크게 줄자 타업종으로의 전환을 위해 폐업정리 바겐세일을 하고 있다.(사진=김형운 기자)


이날 수원 지동시장 상인연합회 한 간부는 “이상기후가 매년 심각해져 채소와 과일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일부 채소상들이 판매 품목을 다른 것으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소비자들에게 폐업공고를 내고 속칭 ‘떨이’로 점포를 정리하는 곳이 5곳이나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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