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19(금)

"지역화폐 국비 0원, 국회가 바로 잡아야"
경실련, 정부의 전액삭감에 반발 "尹정부 일방적 삭감 갈등만 촉발"

[비욘드포스트 김형운 기자] "국회는 정부의 일방적인 지역화폐 지원 예산 전액 삭감안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총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국가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과 관련 시민단체와 자치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6일 정부의 내년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 전액 삭감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경실련은 이날 공동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8월 30일 ‘2023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일명 지역화폐로 불리는 ‘지역사랑상품권’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며 "내년부터는 각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자체적으로 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가 지난 15일 정부의 지역사랑상품권 전액삭감을 철회하라고 욕하고 있다.(인천평화복지연대 제공)
인천평화복지연대가 지난 15일 정부의 지역사랑상품권 전액삭감을 철회하라고 욕하고 있다.(인천평화복지연대 제공)


이어 "예산편성권을 가진 정부가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때에는 면밀한 실태조사와 효과검증 및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절차가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고 내년 예산안에서 국고지원액을 전액 삭감해 지자체와 지역소비자 및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과의 갈등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역화폐가 지역 소비자들의 자금을 소상공인 등에게 이전하는 것을 지원하고 소비를 진작시키며, 해당 지역의 자금이 역외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해 지역 경제의 선순환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이 아니라, 지역화폐에 내재돼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욱 현저하게 발현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실련은 예산안 심의를 통해 정부의 일방적으로 추진한 지역화폐 국비지원 전액 삭감안을 국회가 바로 잡아야 하며 이와 함께 정부는 지자체, 소상공인, 지역소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 국회와 지방의회는 지역경제활성화와 지방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화폐의 발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 시민단체도 지난 15일 정부 새해 예산안에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이 전액 삭감된 데 대해 예산 증액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이날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사랑상품권은 골목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일조하며 민생에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해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단체는 "인천시는 인천이음(인천e음) 캐시백 지원 예산으로 작년 1천436억원, 올해 842억원을 국가로부터 지원받았다"며 "국비 지원이 사라지면 인천시 재정 부담으로 이어져 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전임 지사를 역임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지역화폐 발행 국비 예산 반영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

김동연 지사는 2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 "경제위기가 오게 되면 민생 현장과 가장 가까운 데 있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며 "보다 자율성을 갖고 민생 관련 위기 극복에 앞장설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시고 협조해준다면 반드시 경기도에서 국민에게 안심을 줄 수 있고 민주당의 가치와 철학을 시현하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지사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에 지역화폐 발행을 위한 국비 지원 등을 중점 건의했다.

가장 중요한 현안은 지역화폐 국비 확보다. 도는 소상공인을 위해 내년 4조7천606억 원 규모의 지역화폐 발행을 위한 국비 1천904억 원 지원을 건의했으나, 정부안에는 전액 삭감됐다. 국비 1천904억 원은 내년 경기도가 계획 중인 지역화폐 발행액의 4%에 해당하는 예산이다. 도는 여기에 지방비 2천856억 원(발행액 6%)을 더해 지역화폐 구매자에게 10%의 혜택을 줄 예정이었는데, 국비가 삭감되면 이 같은 혜택을 줄 수 없게 돼 국비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경기도가 시행했던 지역화폐 정책이 정부에 의해 큰 암초를 만난 것 같다"면서 "그 외에도 청년지원정책 등도 정부의 대대적인 예산 삭감에 맞닥뜨렸는데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많은 정책들이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오늘 정책협의회를 통해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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