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26(금)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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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우리 기준금리와 은행권 예금·대출 금리 및 시장금리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4월부터 7차례 인상되면서 3.5%까지 올랐다. 물가 상승에다 미국의 금리 인상 탓이다. 예금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가 3.0%였던 지난해 말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5.0%를 넘었었는데 지난 1월

기준금리가 연 3.50%로 상승한 이후 4.0% 아래로 떨어졌다.

1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주요 은행의 4월 1년 만기 정기예금(기본금리·단리이자 %) 39개 중 3.5% 이상은 9개다. 3.5% 미만은 30개다.

대출금리도 마찬가지다. 3월 취급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금리(기준금리+가산금리-가감조정금리)는 2월보다 떨어졌다.

감독당국이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상이 조만간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미 연준은 지난 2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런 가운데 기자회견에서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긴축 기조가 사실상 종료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일부 시장금리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국고채 3년물은 9일 현재 3.256%로 기준금리보다 낮다.

이처럼 여수신 금리와 시장금리가 기준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면서 한국은행의 고물가 제어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보낸 ‘금리 엇박자와 은행의 위험관리’ 보고서에서 “위험의 전개양상이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예금·대출금리가 낮아진 상태에서 시장금리가 갑자기 상승하면 고수익을 좇는 예금자들의 인출이 급증할 수 있다. 현재 시장금리는 미래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로 인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가 바뀌면 언제든지 빠르게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한미 간 정책금리 차이가 이미 벌어진 상태에서 미 연준의 고금리 정책기조가 확인되면 국내 시장금리도 급격한 오름세로 전환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같이 올리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낮은 금리로 깔아놓은 대출자산이 많으면 예금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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