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29(월)

일본 스즈키·미쓰비시와 경쟁 구도…아시아 신흥국가 관세장벽 대응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투자협약식 전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코나 일렉트릭에 기념 서명을 한 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설립 투자협약식 전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코나 일렉트릭에 기념 서명을 한 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현대자동차가 2030년까지 1조8000억여원을 투자해 신흥시장인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생산거점을 구축한다. 일본 업체와 경쟁구도를 이루는 가운데 관세장벽 대응 등 아세안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현대차는 26일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2017년 아세안 시장공략을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한 후 3년여 만에 시장조사를 거쳐 공장설립을 최종 확정했으며,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동쪽으로 약 40km떨어진 브카시시 ‘델타마스 공단’에 완성차 공장을 설립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공장의 총 투자비는 2030년까지 제품 개발 및 공장 운영비 포함 약 15억5000만달러(약 1조8230억원)이며, 부지 면적은 약 77만6000㎥이다. 델타마스 공단에는 이미 일본차인 스즈키와 미쓰비시의 공장이 진출해 있어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공장은 올해 12월에 착공해 2021년말 15만대 규모로 가동 예정이며, 향후 최대생산 능력 25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 차종은 아세안 전략 모델로 신규 개발하는 소형 SUV(B-SUV), 소형 MPV(B-MPV) 등과 아세안 전략 모델 전기차가 검토되고 있다.

이번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단 투자는 아세안 신시장 개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세안 각 국가별로 5~80%에 달하는 완성차 관세 장벽과 자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 장벽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거점 구축이 필수라는 판단이다.

아세안 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역내 완성차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완성차를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역내로 수출할 예정이며, 호주, 중동 등으로의 수출도 검토 중이다.

또한 완성차와는 별도로 연 5만9000대 규모의 CKD(반제품 조립, Complete Knock Down)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아세안 최대 자동차시장인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약 115만대 판매, 연 5% 수준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 2억7000여만명에 달하는 세계 4위 인구, 평균 연령 29세의 젊은 인구 구조 등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라는 평가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국 자동차시장 역시 지난 2017년 약 316만대 수준에서 2026년 약 449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 인도네시아 국민은 일본차 중심에서 현대차까지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혜택을 갖게 된다”며 “현대차의 투자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 완전 무공해인 수소전기차와 전기차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자동차의 현지 공장 설립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언급한 뒤 “인도네시아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아세안 지역 발전에 지속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강기성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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