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04(토)

2단계 걸친 단계적 개방…내년 한양도성 북측, 내·후년 남측면 개방
軍 순찰로 → 탐방로 변화토록 정비…철책 없애고 주차장 등 설치

'북악산, 53년만에 시민 품으로'…靑, 2022년까지 전면 개방
1968년 무장공비 침투 사건(1·21 사태) 이후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됐던 북악산 길이 53년 만에 완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아간다. 순차 개방을 통해 2022년 전면 개방될 예정이다.

대통령 경호처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군사상 보안문제 등으로 한양도성 순성길을 따라 일부 탐방로만 제한적으로 개방됐던 북악산 지역이 2022년까지 2단계에 걸쳐 완전히 개방된다"고 밝혔다.

범정부 차원에서 대통령 경호처와 국방부, 문화재청, 서울시 등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필요한 조치를 선별, 순차적으로 개방을 진행한다는 게 경호처의 설명이다. 완전 개방이 이뤄지면 옛 한양 도성의 역사적 가치는 물론 자연환경 복원이 이뤄질 것으로 경호처는 기대하고 있다.

북악산 개방은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의 일환으로 추진돼 왔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7년 1월 "대통령 집무 청사를 광화문으로 옮기고 청와대와 북악산을 국민들에게 돌려 드리겠다"며 "청와대는 수도 서울을 상징하는 시민 휴식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경호·의전 등의 문제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이 백지화됐다. 대신 청와대 안으로 광화문을 끌어들이겠다는 발상의 전환 속에서 북악산 개방은 꾸준히 추진돼 왔다.

광화문대통령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던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이를 '역사성에 바탕을 둔 공간적 확장'의 개념으로 소개한 바 있다.

조선시대 수도를 서울로 정한 이후로 한강-남산-광화문-경복궁-청와대-북악산-북한산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중심축은 한 번도 일반 국민에 공개된 적이 없었는데 이러한 역사성을 개념적으로 살리는 데서 북악산 개방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되는 1단계 개방을 통해서는 한양도성 북악산 성곽으로부터 북악스카이웨이 사이의 성곽 북측면이 열린다. 기존 군 순찰로를 탐방로로 정비하고 시민편의 시설을 확충한다는 게 경호처의 복안이다.

경호처는 시민의 통행을 가로막았던 성곽 철책을 없애 청운대∼곡장 구간의 성곽 외측 탐방로를 개방하고 횡단보도·주차장을 설치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을 갖고 있다.

2022년 상반기에 완료를 목표로 2단계 조치가 진행된다. 1·21 사태 이후 53년 간 폐쇄됐던 성곽 남측면까지 완전히 개방될 예정이다.

등산로에 있는 일부 시설물은 보존하고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일부 경계초소나 철책 등은 남겨둬 분단과 대립의 역사 현장을 체험할 기회로 삼도록 한다는 게 경호처의 구상이다.

경호처는 "북악산이 완전히 개방되면 성곽 곡장에서 북악스카이웨이 구간이 연결돼 인왕산에서 북악산을 거쳐 북한산까지 연속 산행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민 안전과 생태계 보호 등을 고려해 기존 북악산 성곽로 탐방과 동일하게 입산 시간과 탐방로를 지정해 운용하기로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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