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02(목)

"美군사행동 배제 못해…재선 도움될지 계산할것"
"북미관계 진전 없다면 文정부도 생각 달리 해야"
'북미관계-남북관계 선순환' 정책 기조 변화 촉구
대남 무시 北 비판…"우리를 미국 그림자로 간주"

김연철 통일부 장관(왼쪽)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오른쪽)이 12일 오후 몽양 여운형선생 기념사업회 주최 송년 특별대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왼쪽)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오른쪽)이 12일 오후 몽양 여운형선생 기념사업회 주최 송년 특별대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특보)은 12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적 행동도 배제 못한다"며 북미 간 긴장 고조가 군사적 대치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특보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몽양 여운형선생 기념사업회 주최 '통일부장관 및 외교안보특보 송년 특별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이외에 관심이 없다. 북한이 도발을 할 경우 군사적 응징이 대선에 도움이 될까를 계산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가동을 거론하면서 "북한은 남북관계 측면에서 서해안 쪽에서도 군사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경우 미국과 한국은 어떻게 할 것이고 한미공조는 어떻게 할 지가 상당히 큰 외교적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북미 간 교착상태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선순환을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도 정책 방향을 달리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기본적으로 북미협상이 잘 되려면 미국과 정책적 조율을 잘 해서 북미 간 협상이 성공하길 바랐다"며 "지금까지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은 북미관계가 잘 돼서 북미-한미-남북관계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그래서 6·30 판문점 회담도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북미관계에 진전이 없다고 하면 문재인 정부도 달리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 북한하고 협상에서 큰 진전을 못 보면 문 대통령을 지지한 많은 분들이 불만을 표명할 것이고 그러면 대통령의 정책이 바뀔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꾸 한국이 일심동체로 나간다고 생각하고 북한만 걱정하는데 북미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 한국 변수도 달리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미국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측에 대해서도 "상황이 그렇게 (악화)되면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전화라도 해야햐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면서, "남북이 협의하고 공동으로 풀어야 하는데 북측은 전혀 그런 태도를 안 보이고 우리를 완전히 잉여적 존재로 보고 미국의 그림자처럼 간주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돌이켜 보면 국면에 따라서 북미관계가 먼저 갈 때도 있었고, 남북관계가 한 발 먼저 갈 때도 있었다"며 "그런 차원에서 남북관계의 공간을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인가가 통일부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