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03(금)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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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15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상승 전환했고 전년과 비교해 조업일수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초 정부는 올해 1분기부터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코로나19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對)중국 수출이 위축되는 경향을 보였고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수출도 큰 폭 감소했다.

◇반도체 덕에 반등한 수출, 코로나19에 발목 잡히나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2월 수출이 412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그간 수출은 2018년 12월(-1.2%)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6.2%), 2월(-11.3%), 3월(-8.4%), 4월(-2.1%), 5월(-9.8%), 6월(-13.8%), 7월(-11.1%), 8월(-14.0%), 9월(-11.9%), 10월(-15.0%), 11월(-14.5%), 12월(-5.3%)에 이어 올해 1월(-6.3%)까지 1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왔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9.4%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수출 역시 1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산업부는 "코로나19 불확실성 증대로 일부 물량의 구매 이연에도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의 견조한 증가세와 D램 고정가격 2개월 연속 상승 등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수출 물량도 7.3%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반도체 물량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품목별 수출 물량을 보면 반도체(14.4%), 일반기계(12.3%), 석유제품(2.5%), 석유화학(1.9%), 철강(12.2%), 차부품(20.3%), 선박(91.6%), 섬유(23.9%), 가전(5.5%), 바이오헬스(25.2%), 2차전지(12.6%), 농수산식품(22.2%), 화장품(27.6%), 플라스틱제품(24.9%), 정밀화학원료(33.0%) 등 주요 20개 품목 가운데 15개 품목에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영향이 장기화될 경우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교역 부진과 중국발 수요 둔화로 3월 이후 수출 여건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달 대(對)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6.6% 감소한 89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 품목별(1~25일 기준)로는 디스플레이(-42.0%), 자동차(-36.3%), 석유화학(-36.2%), 석유제품(-15.4%), 일반기계(-9.5%) 등이 부진했다.

코로나19로 중국 춘절 연휴기간이 연장되면서 실질적 조업일이 감소한 탓이다. 중국 31개 지방정부 가운데 23개 성・시가 춘절 연휴기간을 1주일 늘리면서 조업일은 5일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과거 사스때보다 중국의 경제규모와 우리의 중국 수출 의존도가 크게 증가했다"며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사스때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신규 계약이 이뤄지는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며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이번에 반등한 수출 모멘텀을 유지하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선박·기계 웃고, 자동차·디스플레이 울고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액은 74억달러로 9.4% 증가했다. 다만 춘절 연휴기간 동안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는 전년 대비 5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기계 수출액은 41억8000만달러로 10.6% 늘었다. 산업부는 중국산 기계 부품 수요를 우리 기업 제품이 대체하면서 수출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선박 수출액은 8.0% 증가한 14억4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8년 국내 조선사의 수주 실적 회복으로 선박 수출도 호조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인도가 늘었다.

컴퓨터 수출액은 89.2% 큰 폭 뛴 10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데이터센터 수요 회복으로 SSD 수출이 늘었고 낸드 공급 초과율이 축소되면서 수출 단가 하락세 진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차부품과 무선통신 수출액도 각각 18억달러, 10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0%, 8.0% 늘었다. 무선통신은 5개월 만에, 차부품은 2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외에 바이오헬스(22.2%), 섬유(19.8%), 농수산식품(9.4%), 2차전지(3.3%), 가전(2.5%) 등도 선전했다.

반대로 자동차 수출액은 24억달러로 16.6% 줄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춘절 연휴기간 연장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차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이에 국내 생산공장도 휴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수출액도 각각 9.7%, 0.9% 감소한 31억5000만달러, 30억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내 원유 수요가 위축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한 탓이다.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11억4000만달러로 21.8% 줄었다. 철강 수출액은 9.9% 감소한 22억9000만달러이다.

지역별로는 주요 9개 지역 가운데 5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대(對)미국 수출이 9.9% 늘어나면서 상승 전환했고 인도도 14.7% 증가하면서 9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아세안과 CIS 지역 수출은 각각 7.5%, 12.2% 상승하면서 호조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중남미 지역 수출도 11.3% 늘었다.

반면 유럽연합(-2.0%), 중동(-0.1%), 일본(-0.3%)에 대한 수출은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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