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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9(월)

LH 임대아파트 '천정에서 물이 뚝뚝' ·'옆집과 벽두고 대화까지'…민원 빗발쳐

승인 2020-11-30 12:55:31

(사진=SBS 캡처) 화장실 천장에서 악취가 나는 윗집 변기와 연결된 하수관에서 흘어나온 물이 새고 있다.
(사진=SBS 캡처) 화장실 천장에서 악취가 나는 윗집 변기와 연결된 하수관에서 흘어나온 물이 새고 있다.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은 임대아파트에서 발생하는 하자·보수 등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화장실 천장에서는 하수관 물이 떨어지는 등의 불편에도 몇 개월씩 늑장 대응했다.

세대 사이 벽이 콘크리트가 아닌 석고보드로 된 아파트도 있었다. 옆집 간의 방음이 이뤄지지 않아 벽을 두고 대화도 가능할 지경이었다.

30일 관련보도에 따르면 임대아파트 하자보수에 대해서 LH 측의 방치 내지는 미온적인 대응이 지적되고 있다.

평택 LH 임대아파트에서는 천정에서 물이 계속해서 떨어졌고, 입주민 A씨는 LH 측에 수리를 요청했다.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날씨가 안 좋아서 못 한다’, ‘난간이 설치가 안 됐기 때문에 못한다’ 등의 LH 측의 답변만 돌아왔다.

언론사에 제보했다는 말에 LH 측이 보수가 이뤄졌고, A씨는 1년간 10번 넘게 수리를 요구했다며 허를 내둘렀다.

인천 서구 가정 단지에 입주한 B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화장실 천장에서 악취가 나는 윗집 변기와 연결된 하수관에서 흘어나온 물이 샜다. 마루까지 이어져 벽에는 곰팡이도 슬었다.

B씨는 지난해 9월부터 하자보수 요청을 했는데, LH 측은 반년 뒤인 올해 3월에야 조치가 끝났다.

B씨는 반복되는 하자와 미온적인 보수 조치를 못 견디고 결국 이사를 결정했다.

(사진=MBC 캡처) LH 아파트에서 세대간 벽 재질을 콘크리트가 아닌 석고보드를 사용해 주민들간 방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사진=MBC 캡처) LH 아파트에서 세대간 벽 재질을 콘크리트가 아닌 석고보드를 사용해 주민들간 방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경기 고양시 LH 임대아파트는 8개월 된 새 아파트이지만 옆집 간 방음이 거의 되지 않았다.

LH가 집 사이 벽을 콘크리트가 아닌 석고보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복도와 천장 곳곳에도 금이 가 있고, 실내 다용도실에는 지진이라도 난 듯 금이 간 흔적이 남았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 C씨는 “옆집과 벽을 두고 대화가 가능할 지경”이라면서 “TV소리를 키우면 다 들릴 뿐 아니라, 사람이 있는지 여부, 통화 여부까지 식별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LH는 실제 입주자 모임 공고에 세대 간 방음이 취약할 수 있다고 적어놨다는 입장이다.

입주자들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조상 결함도 보였다. 남양주 LH아파트에서는 현관에는 첨단 보안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바로 옆으로 길게 늘어있는 복도는 창문도 없이 뚫려 있어 누구라도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한 개동에 300세대가 몰려있는 해당 아파트에 대한 보안과 방음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2017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LH가 공급한 임대와 분양주택에서 발생한 하자는 총 2만4117건으로 나타났다. 매년 약 5000건으로 하루 평균 14건에 달한다.

한편 지난해 LH는 임대주택 건설으로 1조6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토지나 주택 분양 등을 통해선 4조4000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LH가 서민복지보다 땅장사로 돈벌이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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