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03(금)

구본현 외 ‘모다’ 임원 3인, 횡령 혐의 실형
구씨와 3인, ‘무자본’ 모다, 파티게임즈 인수
BW·CW 발행으로 M&A와 경영자금 마련
모다·파티게임즈 감사의견 거절 ‘상장폐지’
400억원 부실에 라임 돌려막기 투자 의혹
LG가 방계의 3세 구씨 네덜란드로 도주

라임사태 '단초' 범LG 3세 횡령사건…임원 3명 징역형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범LG가 3세 구본현 씨와 함께 횡령 혐의로 기소된 통신업체 ‘모다’ 전직 임원 3명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구씨와 이들은 모다와 파티게임즈를 무자본으로 인수한 뒤 허위공시로 주가를 끌어올려 부당이득을 챙기거나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인수한 상장사에는 라임자산운용의 자금 수백억원이 투자됐고 이 회사가 상장폐기 위기에 몰리자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이 손실을 숨기기 위해 펀드돌려막기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같이 손실을 숨긴 라임 펀드는 이어 대량 투자를 유치했고, 결국 1조6000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배경이됐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모다의 부회장 최모씨에게 지난 4일 징역 5년형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최씨와 함께 모다 부회장을 지낸 이모씨에게도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3억원이 선고됐다. 모다의 대표이사를 지낸 김모씨에게는 징역 2년6개월의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지난 2016년 2월 이들은 구씨와 함께 투자법인인 대신에셋파트너스을 설립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씨로부터 자기자본없이 전액대출로 상장사 중 가장 가격이 싼 모다를 인수했다.

모다의 회장이 된 구씨와 부회장 최씨·이씨는 전환사채(CW)·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발행하면서 또 다른 상장사 인수를 시도했다. 2016년에는 게임업계의 알짜회사인 ‘BNM홀딩스’를 인수했다. 계열사 2개를 보유한 BNM홀딩스는 해마다 영업이익 100억원을 거두는 회사였다. 이후에도 주식에 대한 은행담보 자금줄이 막히자 이들은 전액 차입금으로 파티게임즈를 인수한 뒤 다시 BW 및 CW를 발행하는 식으로 경영자금을 마련했다. 2016년 이전에는 한 개의 계열사도 없던 모다는 이같은 방식의 M&A를 통해 2017년말 무려 19개의 회사를 거느린 지주사가 된다.

이들은 모다와 파티게임즈 사이의 자금 흐름을 감추기 위해 차명으로 주식을 보유하거나 지인 명의로 인수에 나섰고, 담보로 제공한 경영권 주식의 반대매매를 막기 위한 주가부양 등 주가조작도 한 혐의를 받는다.

모다와 파티게임즈는 구씨 등 일당의 ‘자금 창구’ 역할을 했다. 저축은행 등로부터 주식을 담보로해서 얻은 대출자금 중 22억1414억원을 유흥비 명목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구씨 등 일당의 차명법인에 경영자문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이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2017년 총 24억2000만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라임사태 '단초' 범LG 3세 횡령사건…임원 3명 징역형

자기자본이 아닌 차입금으로 쌓아온 모다와 자회사 파티게임즈는 2018년 3월 ‘파티게임즈’가 회계 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모다까지 모두 거래가 정지됐고 상장폐지에 이르렀다.

파티게임즈의 BW에는 약 400억원 가량을 라임자산운용의 자금이 투자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파티게임즈의 상장폐지가 라임사태의 단초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전 부사장이 투자손실을 가리기 위해 펀드 ‘돌려막기’ 투자에 나서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 검찰은 지난 8월 이 전 부사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했는데, 파티게임즈에 돌려막기 투자를 했다는 혐의가 포함돼 있다. 2018년 파티게임즈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을 때, 라임의 다른 펀드를 통해 3개의 메트로폴리탄 관계사 등에게 4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후, 이 돈으로 이미 부실이 발생한 파티게임즈의 BW를 액면가 그대로 사들이게 했다는 것이다.

모다와 파티게임즈의 임원 3명은 징역형을 받게 됐지만, 정작 주범인 LG가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구씨의 행방은 묘연하다. 구 씨는 LG창업자 구인회 회장의 막내 아들인 구자극 씨의 아들이다. LG가 방계의 3세인 셈이다. 구씨는 지난 2011년 자신이 대표 및 최대주주로 있던 엑사이엔씨의 주가를 조작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구씨는 지난 2018년 11월 검찰 수사가 시작됐을 때 이미 네덜란드로 출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황이다.

이 전 부사장과 함께 라임 펀드 투자의 부실을 감춘 혐의를 받는 메트로폴리탄 김영홍 회장도 해외 도피 중이다. 검찰은 이 전 라임 사장으로부터 약 3500억원을 투자받은 메트로폴리탄의 실소유주인 김 회장이 라임의 ‘펀드 돌려막기’에 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또 김 회장은 라임에서 투자를 받은 대가로 이 전 부사장에게 개인 운전기사 급여, 외제차 리스대금, 메트로폴리탄 계열사의 지분 매각대금 등 합계 25억9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come2kks@gmail.com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