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07(화)
“이재용, 삼성전자 지분 모두 상속받으면 30조 육박”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고(故)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던 삼성전자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전부 물려받을 경우 주식가치만 30조 원에 근접하지만, 법정상속분 비율대로 주식을 물려받을 경우 그 절반인 14조 원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내용은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상황별 삼성가 상속인별 주식재산 규모 예상 시나리오 분석’ 에서 도출됐다고 31일 밝혔다. 주식평가액은 이달 24일 종가 기준이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이건희 회장의 주식재산에 대한 상속세 규모가 최종 확정됐다. 이 회장 유족들이 납부해야 할 주식재산 상속세는 11조 366억 원. 상속세 규모가 정해짐에 따라 이후 문제는 상속인별로 누가 얼마씩 부담할지로 관심축이 이동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물려받게 되면 주식재산 가치만 해도 19조 3900억 원(이달 24일 기준) 상당이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기존 보유하던 9조 원 상당의 주식재산까지 더해지면 총 28조 원을 훌쩍 넘기게 된다. 국내에도 30조 원에 육박하는 슈퍼 주식갑부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셈이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기록한 역대 최고 주식평가액 22조 2980억 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지분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전부 넘어가면 납부해야 할 상속세 부담도 커진다. 이건희 회장 별세 전후 2개월씩 4개월 간 삼성전자 평균 주식평가액은 15조 5760억 원.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주식상속세만 9조 650억 원 정도다. 이 부회장은 먼저 6분의 1에 해당하는 1조 5086억 원을 내년에 상속세로 먼저 납부하고, 이후 같은 금액을 5년 간 연부연납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유족들에게 돌아갈 재산은 적어진다. 이건희 회장의 주식재산 중 80% 이상은 삼성전자 주식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총 4조 2000억 원 상당의 주식재산을 갖고 홍라희 여사를 비롯해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 세 명이 일정한 비율로 상속이 결정된다. 이 부회장에게 돌아갈 주식재산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유언장이 존재하지 않아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주식지분을 나눠 상속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법적 상속분 비율대로 주식지분을 나눌 경우 배우자는 9분의 3(33.33%), 자녀들은 각 9분의 2(22.22%)에 해당하는 비율대로 주식을 나누게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지분 모두 상속받으면 30조 육박”

법정상속 비율대로 이건희 회장이 주식재산 중 9분의 3을 홍라희 여사가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그 주식가치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8조 원에 육박한다. 이럴 경우 상속인 중 홍 여사가 내야 할 상속세가 가장 커진다. 홍라희 여사가 내야 할 상속세는 11조 366억 원의 9분의 3에 해당하는 4조 122억 원이다. 8조 원에 달하는 주식재산을 상속받고 4조 원 정도 상속세를 내더라도 4조 원 상당의 재산이 남는 셈이다. 이대로 실행되면 홍라희 여사는 내년에 6687억 원을 먼저 상속세로 납부하고, 향후 5년 간 동일금액을 연부연납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홍라희 여사와 달리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의 경우 상속액은 각각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전자우선주·삼성SDS를 합산해 5조 2451억 원 수준이다. 홍라희 여사를 제외한 세 자녀들은 개인별로 5조 원 수준의 주식재산을 상속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법정상속 비율대로 지분을 넘겨받을 경우 세 자녀가 각각 내야 할 주식재산에 대한 상속세는 9분의 2에 해당하는 2조 6748억 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내년에 개인별로 4458억 원을 먼저 납부하고, 5년 간 동일한 상속세를 내야 한다. 삼성전자 지분을 전부 물려받을 때와 달리 법정상속 비율대로 주식이 상속되면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 부담은 9조 원대에서 2조 원대로 확 떨어져 상속세 부담은 줄어든다.

이와 관련해 오일선 소장은 “향후 이건희 회장의 유언장이 존재 여부에 따라 삼성가 상속인별로 상속받게 될 재산 규모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지분이 상속인 중 누구에게 얼마나 돌아갈 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이에 따라 국내 주식재산 순위는 물론 삼성가 계열 분리 속도 등에도 다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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