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06(월)

제주 해녀 고령화로 현직 해녀 3226명 중 70대 이상 고령자가 64.7%

복권기금 ‘제주도 고령 해녀 생계 지원’...올해 24억 투입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제주 해녀가 고령화되며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재 제주도에 등록한 해녀는 3226명이다. 1970년 1만4천여 명에서 1980년 7800여명으로 줄었고, 해마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9년 3820명, 2020년 3613명, 2021년 3437명 등 매년 200여 명씩 줄어드는 실정이다.

반면에 신규 해녀는 2019년 49명, 2020년 36명, 2021년 38명, 2022년 28명 등으로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살아있는 문화유산인 제주 해녀의 명맥이 끊길지도 모른다.

게다가 제주해녀의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전체의 64.7%가 70대 이상의 고령이다. 70대는 1328명으로 전체의 41.2%, 80세 이상은 762명으로 23.6%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고령 해녀들은 체력 저하로 인해 물속에 잠수해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 작업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복권기금은 올해 처음으로 고령 해녀 생계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복권기금 24억 2천만 원을 신규 투입해, 70세 이상의 현직 해녀들이 지속적으로 해녀 어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고령 해녀들은 체력 부담으로 작업량에도 한계가 있지만, 마을 어장의 자원 감소로 생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권기금을 통해 소득 보전 차원의 지원으로 70세 이상 79세 이하 해녀는 월 10만 원, 80세 이상은 월 20만 원의 수당을 지급받는다.

이로 인해 고령 해녀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무리한 조업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만들어져, 물질 작업 중 발생되는 안전사고 위험 또한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제주도 해녀협회 회장은 “고령 해녀들은 체력적인 이유로 젊었을 때 보다 작업량에 한계가 있어 소득 감소가 많다”며, “복권기금을 통한 생계 지원이 고령 해녀들의 소득 안정화와 복지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제주도청 정재철 해양수산국장은 “고령 해녀 생계 지원은 고령 해녀들의 소득 보전은 물론 무리한 조업을 예방해 안전사고를 줄이는데 목적이 있다”며 “복권기금을 통해 제주해녀문화를 효율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로또복권, 연금복권 등 복권 판매 수익금 일부가 기금으로 조성돼 세계문화유산인 제주 해녀의 명맥이 지속될 수 있도록 고령 해녀의 생계를 돕고 있다”며 “복권에 당첨 되도 좋지만 당첨되지 않아도 우리가 구입한 복권은 복권기금을 통해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좋은 일에 사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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