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02(목)

소리를 듣기 위해 비용 지불하는 청각장애인 위해
1000만원짜리 인공와우, 건강보험 지원은 ‘평생 단 한 번 40%’

사랑의달팽이, 인공와우 지원 확대 촉구 서명 캠페인 진행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청각장애인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회장 김민자)가 청각장애인 인공와우 건강보험 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서명 캠페인 시즌2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보건복지부 통계(2022)에 따르면 국내 등록된 청각장애인은 약 43만 명으로 전체 장애 중 두번째로 많은 16%를 차지한다. 이 중 인공와우 사용자는 약 2만여 명이다.

보청기로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난청인의 경우 인공와우 수술로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인공와우를 착용한 청각장애인이 지속적으로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비용을 내야 한다. 반영구적인 내부장치와 달리 인공와우 외부장치는 최소 10년 주기로 교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양쪽 교체 비용은 1회당 2천만 원, 10년 주기로 교체 시 2억 원의 비용이 든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공와우 외부장치 교체 관련 건강보험은 수술한 귀에 한해 평생 1, 40% 비용만을 지원한다. 1회 지원 후에는 본인 부담으로 기기를 교체해야 한다. 평균 5년 주기로 교체비를 전액 지원하는 호주, 싱가포르 등 선진국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지원이다.

인공와우 수술 11년차인 송지원(가명, 14) 아동은 와우 기기가 고장나면서 소리가 끊기고 불규칙하게 들린다. 친구들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머리에 문제가 있냐고 말해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외부장치가 1000만원 가까이 하니까 부모님께 바꾸고 싶다는 얘기를 못해서 고장난 와우를 끼고 학교에 간다고 말했다.

인공와우 수술 11년차인 이성민(가명, 12) 아동의 보호자는 기초생활 수급자라 수리 비용이 매번 부담되는데, 수리를 안 받으면 아이가 소리를 못 들으니까 생활비를 줄여가며 수리를 받고 있다. 사는 게 너무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민자 사랑의달팽이 회장은 해외 선진국에 비해서 한국은 외부장치를 지원하는 제도적장치가 매우 부족하다. 높은 비용 때문에 소리를 포기하는 청각장애인이 없도록 서명캠페인에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길 바란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사랑의달팽이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인공와우 건강보험 지원 확대의 필요성을 적극 알리고, 캠페인 참여한 시민들의 서명을 모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지지서명은 사랑의달팽이 홈페이지에서 참여 가능하다. 서명 참여자 중 매월 30명을 추첨해 ‘사랑의달팽이 굿즈세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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