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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30(화)

[4·10 국민의 선택] 개헌 저지선은 수성했지만, 야권발 고강도 탄핵정국…험로 예상되는 尹

승인 2024-04-11 10:14:32

정권심판론 잠재우지 못해…황상무·이종섭 사태로 자초
나경원·안철수 등 출구조사 예측 뒤집어…험지 서울 도봉갑서 김재섭 청년 정치인 발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각각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각각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비욘드포스트 한장희 기자]
국민의 심판은 준엄했다. 야당의 공천 잡음 및 일부 후보들의 논란에도 정권심판론을 잠재우지 못했다.

지난해 말 난파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에 구원투수로 올랐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개인기와 읍소도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지난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은 여당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에 108석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에게 175석을, 조국혁신당에는 12석을, 개혁신당에는 3석을 줬다.

여당 입장에서는 개헌 저지선을 수성은 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이 힘을 모은다면 국회 선진화법 무력화와 패스트트랙 단독 추진,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 등 막강한 입법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사실상 개헌과 대통령 탄핵, 국회의원 제명을 제외한 모든 국회 권력을 쥐게 된 셈이다.

범야권이 이러한 힘을 가지게 되면서 당장 윤석열 대통령이 공언했던 노동·교육·연금 개혁은 물론, 의사 증원 등 의료 개혁도 자칫 좌초될 수도 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만희 상황실장 개표방송을 지켜보다가 자리를 떠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만희 상황실장 개표방송을 지켜보다가 자리를 떠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또 윤 대통령이 그간 야당 독주를 견제하는 데 활용했던 거부권도 여당 의원 일부가 이탈할 경우 행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행정 권력의 핵심인 인사·예산권도 국회 동의가 필요한 경우엔 거대 야당의 뜻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윤 대통령의 여당에 대한 지배력도 급격히 약화할 수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간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정운영이 어렵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야당과 대화·타협하는 정치의 복원에 나서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야권은 당장 대통령실과 내각 전면 개편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이 21대 국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했던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재추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11일 서울 동작구에 마련된 본인의 선거사무실에서 당선 확실이 되자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11일 서울 동작구에 마련된 본인의 선거사무실에서 당선 확실이 되자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방송3사의 출구조사 예측에서 낙선이 예상됐으나 이를 뒤집고 승리를 거머쥔 국민의힘 후보들도 있었다. 서울 동작을 나경원 후보와 경기 성남분당갑 안철수 후보가 대표적이다.

출구조사에서 서울 동작을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나 후보를 4.6%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나 후보가 류 후보를 11%포인트 이상 앞서 승리를 확정했다.

안 후보도 마찬가지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안 후보를 5.6%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출구조사가 발표됐지만, 실제로는 안 후보가 이 후보를 7%포인트 이상 앞서서 승리했다.

이처럼 출구조사 예측이 빗나간 것에 대한 배경으로는 역대 최대 사전투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2대 총선 최종 투표율이 67.0%이었는데 사전투표는 31.3%로 절반에 육박하면서 표심이 제대로 읽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후보가 11일 서울 도봉구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기뻐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후보가 11일 서울 도봉구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기뻐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이번 총선이 국민의힘에게 뼈 아픈 결과이지만, 험지에서 새로운 청년 정치인이 발굴됐다는 점에서는 하나의 성과로 꼽힌다.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가 안귀령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서울 도봉갑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된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장이 15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했고, 그 뒤로는 그의 아내인 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19대부터 21대까지 3선을 했다.

jhyk777@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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