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02(목)

"원유 저장 시계 째깍여...추가 조치 필요"
"감산, '수요 파괴' 극복할 만큼 충분히 빠르지 못해"

21일(현지시간) 미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에 해가 지는 가운데 석유를 뽑아 올리는 '펌프잭'의 모습이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미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에 해가 지는 가운데 석유를 뽑아 올리는 '펌프잭'의 모습이 보인다.
<뉴시스> 27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폭락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로 '탱크톱'(tank top·원유 저장 공간이 가득참)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16달러(24.6%) 떨어진 12.78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11.88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1.45달러(6.8%) 내린 19.9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CNBC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원유 수요 교란이 계속되면서 전 세계 저장 공간이 곧 꽉차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비요나르 톤하우겐 대표는 "시장은 저장 문제가 여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몇 주 안에 탱크톱에 이를 것으로 계산되는 경로에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문제가 더이상 이론적이거나 멀리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 행동이 필요하다"며 "생산자들의 저장 시계가 째깍이고 있다. 추가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마지막 카운트다운에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급감과 과잉공급 우려로 폭락세를 탔다. 5월물 WTI의 경우 지난 20일 만기일을 하루 앞두고 -37.63달러에 마감하면서 사상 첫 마이너스대로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 비회원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5월부터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을 줄이기로 이달 중순 의견을 모았지만 합의가 너무 늦었고 감산 규모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분석가는 "증시가 코로나바이러스 이후의 생활에 대해 낙관주의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에너지 업계는 비관과 침울 뿐"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저장고가 가득 차면서 적체가 나타났다. 시장이 이 벽 너머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다를 떠다니고 있는 원유로 꽉 찬 저장탱크들이 갈 곳이 없다"며 "생산자들이 감산하고 있지만 전 세계 역사상 가장 엄청난 수요 파괴 사건을 극복할 만큼 충분히 빠르지 못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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