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08(수)

22일부터 등교거부 29일까지 계속...절반 이상 참여

[비욘드포스트 김형운 기자] 학교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석축 붕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경기 성남 제일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노후화된 석축과 학교 건물에 대한 빠른 개축을 촉구했다.

성남제일초 학부모회와 시민단체 등은 29일 오전 11시30분께 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순 균열을 넘어 이제는 붕괴 직전의 석축, 건물 외벽과 내부에 모두 균열이 가는 등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석축과 석축 위 고압전기시설 등에 대한 대책을 즉시 수립하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의 보수를 위한 안전진단은 시간 끌기식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별관을 긴급히 폐쇄하고 석축을 제거, 순차적으로 (노후화된)학교 건물 개축 등을 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이어갔다.
#경기 성남제일초교 학부모들이 29일 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후화된 석축 에 대한 긴급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뉴시스)
#경기 성남제일초교 학부모들이 29일 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후화된 석축 에 대한 긴급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뉴시스)


이들은 "안전진단을 기다리라는 말뿐 아무런 조치 없이 우리 아이들을 위험에 그대로 노출하라고 강요하는 것에서 벗어나 근본 대책 마련을 조속히 진행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성남제일초는 별관을 둘러싼 석축에 균열이 발생, 지난 4월 정밀안전진단에서 'B등급'(양호) 평가를 받고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2년여 전부터 학교 옆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2000여 가구 규모의 재개발 공사 등 영향으로 석축에 균열이 생기고, 지반 침하 등 심각한 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등교 거부에 나섰다.

개학 이후인 지난 22일부터 진행된 등교거부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날에도 유치원을 포함해 전교생 400여 명 중 절반이 넘는 230여 명이 등교를 거부했다.

아울러 학부모들은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와 함께 학교 현장을 둘러보고 "계측을 기다릴 시간이 없으며 즉각 옹벽 등 대대적인 보강공사가 시급하다"는 이 전 교수의 의견서를 교육청 측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우선 신속한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한 뒤 진단에 따라 보수·보강, 리모델링, 개축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23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학교를 방문해 학부모들을 만나 "학교 건물과 석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학부모 의견을 담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공인된 전문 기관에서 과학적이고 정밀한 안전 진단을 실시하겠다"고 한 바 있다.

다만, 학부모들 사이에서 거듭 "노후화된 석축을 즉각 개축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도교육청은 안전진단과 별개로 성남시와 개축이 가능한지 여부 등도 논의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학교 안전진단을 할 수 있도록 업체 등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학부모들이 주신 의견 등도 반영해 시와 개축 방안을 논의해보는 투트랙 방침으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 관계자도 "교육청과 협조해 업체 측 정밀진단이 하루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수업은 우선 대면수업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되 학교를 오지 않는 학생들도 집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실시간 화상프로그램으로 수업을 송출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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