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11.01(금)
하이트진로 오성택 마케팅실 상무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 오성택 마케팅실 상무 [하이트진로 제공]
[비욘드포스트 김선영 기자]
"술은 시대를 위로할 의무가 있다"

올해 창사 100주년을 맞이한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에서 미디어 프렌드십 데이를 개최하고 이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날 '100년 전쟁 마케팅'을 주제로 회사의 창립과 성장 과정, 치열했던 마케팅 전쟁 등으로 과거 10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열어갈 새로운 100년 전쟁을 위해 준비한 신제품을 통해 향후 성장을 끌어 나갈 포부를 전했다.

일제 강점기 인재 육성을 위해 학교를 건립하고, 6·25전쟁 시기에는 피난민들의 최후 터전이었던 ‘낙동강’ 이름으로 소주를 만들어 위안을 선사했던 하이트진로는, 1959년 국내 최초 CM송 ‘진로 파라다이스’로 전 국민에게 즐거움을 선물했고, 월남전 기간에는 국내 최초 베트남에 맥주를 수출해 파병 군인들을 위로하는 등 한국인의 곁에서 같이 웃고 눈물을 닦아주며 희로애락을 같이 해 왔다.

100년 기업의 역사는 마케팅 전쟁의 역사

1924년 평안남도 용강에서 진로 소주를 생산하던 ‘진천양조상회’와 1933년 국내 첫 맥주회사 ‘조선맥주 주식회사’로 시작한 ‘진로’와 ‘하이트맥주’가 2005년 7월 공식적으로 한 가족이 되며 하이트-진로 그룹이 출범했다.

하이트진로는 상장사 기준으로 9번째, 주류 기업 중에서는 ‘최초’의 100년 기업이다. 식음료 기업으로도 상장기업 기준 최초다.

1965년대 삼학 소주는 희석식 소주 설비를 최초로 구축해 소주 시장 1위에 등극했다.

소주 2위였던 서광주조(진로주조의 변경 전 사명) 는 ‘최초의 주류 연구소’를 설립하며 ‘최초의 플라스틱 박스’, ‘최초의 주류 바코드’를 적용하는 등 주류 유통 혁신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제품 투자 활동과 더불어 서광주조는 2번의 결정적 마케팅 작전인 '밀림의 바'와 '왕관 회수' 작전을 펼쳤다.

진로 판촉원들이 당시 '밀림의 바'라고 불리던 남산 일대에 '진로'가 대세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진로 사마시기를 전개했다. 또 체계화된 데이터가 없던 시절 영업사원이 왕관(병뚜껑)을 개당 2원에 사들이며 M/S(시장점유율) 파악과 판매 증대를 도모할 수 있었고, 가짜를 식별할 수 있어 품질 관리에도 유리한 효과가 있었다.

진로주조는 두 작전의 대대적인 성공을 계기로 1970년 삼학을 누르고 소주 1위에 등극한다.

이후 1993년 두산그룹이 경월소주를 인수, '그린'을 출시하고 진로와의 M/S 격차를 줄이자 1998년 '참이슬' 출시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25도가 주류였던 국내 소주 시장에 과감하게 도수를 낮춘 제품을 출시하고, 소주 최초로 여성 모델을 기용하는 등 '순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하게 밀어붙인 결과 참이슬은 출시 2년 만에 단일 브랜드로 전국 M/S 50% 달성이라는 성과를 냈다. 참이슬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387병이 판매됐다.

2006년 두산에서 출시된 '처음처럼'이 2009년 롯데에 인수된 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자, 소주 시장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 2019년 '진로'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원조 소주 브랜드 이미지를 뉴트로 트렌드로 재해석했고 전통 캐릭터인 두꺼비를 활용한 컬래버레이션 등으로 젊고 트렌디한 마케팅을 전개했다.

하이트진로의 주류 라인업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의 주류 라인업 [하이트진로 제공]


소주 만큼이나 치열했던 맥주 시장

암반 천연수 마케팅 전략으로 출시된 '하이트'는 4년 만에 맥주 시장 1위 등극 후 M/S 60%의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맥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하이트는 2017년 국내 최초의 발포주 '필라이트', 2019년 청정과 자연을 갈망하는 시대정신을 반영해 '청정라거-테라'를 출시했다.

특히 테라는 출시 후 39일 만에 100만 상자 판매를 돌파했고 출시 5주년을 맞이한 지난 3월에는 누적 판매 45억 병을 돌파하며 당시 국내 맥주 브랜드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곧바로 2023년 맥아 100%의 '켈리'를 출시, 테라와 연합작전을 펼치며 10년 만에 주요 대형마트 국내 맥주 부문 1위를 탈환했다.

새로운 전쟁 100년을 위한 새로운 무기

하이트진로는 앞으로 계속 진행될 또 다른 100년 전쟁을 위해 새로운 제품으로 중무장하고 나선다.

지난 3월 소주 신제품 ‘진로골드’를 출시했으며 5월 말 증류주 신제품 ‘일품진로 오크25’ 출시와 함께 일품진로, 일품진로 오크25, 일품진로 오크43, 진로 1924 헤리티지, 일품진로 고연산의 탄탄한 증류주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는 주류시장 1위 수성을 위한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주류 업계가 워낙 치열해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도, 경쟁사들도 열심히 마케팅을 펼치고 있을 것"이라고 운을 띄운 뒤 "'성공의 시작은 가치관으로부터'라는 우리만의 신조가 생겼다. 인간성과 자기 헌신이라는 가치관을 가진 이후 출시한 신제품 중에 실패한 제품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케팅 업무는 디테일과 더불어 끌로 파는 노력이 필요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며 "성수기를 앞두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ahae@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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