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문화에 깃든 정서와 이야기를 동시대의 창작 언어로 확장해 온 이제형 연출이 기획과 연출을 총괄했으며, 전통문화의 감각과 가치를 바탕으로 음악·영상·공연·전시 등 다양한 현대적 시도를 이어가는 플랫폼 팀 무레(MURÉ)가 창작 전반에 참여했다.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올해 상반기 무레(MURÉ) 팀이 진행한 정선아리랑 AI 분석이다. 정선아리랑의 선율과 사설, 발성과 호흡, 지역의 정서와 전승 맥락을 살피며, 전통의 원형 가운데 지켜야 할 요소와 동시대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지점을 탐색했다.
AI 분석을 통해 정선아리랑의 선율과 정서에서 비롯된 음악적 이미지와 사운드의 방향을 구체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제형과 홍정의가 작사·작곡을 진행해 곡의 골격을 완성했다. 편곡 과정에서도 AI와 협업해 리듬과 화성, 음색, 공간감 등을 구체화했다. 정선아리랑의 주요 선율은 현대적인 리듬과 화성, 시네마틱한 사운드와 결합해 곡을 이끄는 중심 요소로 활용됐다.
가사에는 정선의 산과 들, 강과 바람을 비롯해 기억과 그리움, 시간과 삶의 흔적을 담았다. 산 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숨결, 강을 건너오는 그리움의 이미지는 정선의 향토성을 품으면서도 각자의 마음속 고향과 지나온 시간에 대한 감각으로 확장된다.
뮤직비디오는 Carlos Kim 감독이 AI 수채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했다. 정선 민둥산 돌리네와 동강을 배경으로, 가을에서 겨울을 지나 봄으로 이어지는 사계의 흐름을 투명하게 스미고 번지는 수채의 질감으로 담아냈다. 뗏목과 어름치, 삵, 동강할미꽃, 황조롱이 등 정선의 자연과 삶을 상징하는 존재들도 등장한다.
영상은 같은 돌리네와 바위에서 시작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온다. 안개가 걷히고 봄이 찾아오는 마지막 장면에는 ‘자리는 그대로이나 물은 다른 물’이라는 작품의 메시지가 담겼다.
‘이어부르는 마음’은 AI를 활용해 정선아리랑을 고정된 유산으로 재현하는 대신, 그 안에 깃든 선율과 정서를 오늘의 감각 속에서 다시 살아 움직이게 하는 데 초점을 둔다. 흐르는 강과 이어 부르는 노래가 결국 같은 이름으로 만난다는 의미를 담았다.
정선군은 정선아리랑을 대대로 이어져 온 지역의 목소리로 여기며, 이 소리가 오늘날에도 자연스럽게 울려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주최·후원했다. ㈜일리엠은 부르는 방식은 시대마다 달라져도 노래에 담긴 마음은 그대로 이어진다는 믿음 아래, 전통의 깊이를 오늘의 감각으로 풀어내는 기획과 제작을 맡았다. 양측은 이번 발매를 하나의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보고, 정선아리랑이 다양한 예술 분야와 새로운 기술을 만나 계속 새롭게 불릴 수 있도록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어부르는 마음’은 AI 기반 창작기술과 전통예술의 협업을 바탕으로 젊은 세대와 국내외 대중이 정선아리랑을 새롭게 만나는 계기를 마련하고, 향후 공연·전시·교육·관광 등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넓혀갈 전망이다.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bp_kmh@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