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소전화해는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당사자가 법원에서 합의하고 그 내용을 조서로 남기는 절차다. 상가 임대차에서는 임차인이 일정 기간 차임을 연체하면 점포를 인도한다는 조항을 두는 데 활용된다. 그러나 조서에 인도 의무만 적으면 점포 인도와 밀린 차임 회수는 별개의 문제가 된다.

화해조서가 집행의 근거가 되는 것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기 때문이다. 법원이 안내하는 제소전화해 절차에도 화해가 성립하면 상대방 재산에 대한 집행권원을 얻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점포 인도와 금전 지급을 함께 정하면 각각의 의무를 조서에 근거해 집행할 수 있다.
가령 임대인이 연체를 이유로 점포를 인도받았지만 조서에는 차임 지급 의무가 없다면, 인도 조서만으로 임차인의 예금을 압류해 밀린 월세를 회수할 수는 없다. 보증금에서 연체액을 공제한 뒤에도 받을 돈이 남았다면 그 금액에 관한 별도의 집행권원이 필요하다.
금전 조항에는 지급할 돈의 범위와 산정 방식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중요하다. 연체 차임과 관리비뿐 아니라 임대차 종료 후 인도일까지의 정산액, 지연손해금 등을 정하려면 어느 기간에 어떤 기준으로 계산할지 밝혀야 한다. 보증금에서 무엇을 어떤 순서로 공제할지도 함께 정하면 인도 이후 정산을 둘러싼 다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장래의 차임 연체처럼 조서 작성 당시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의무는 집행 단계에서 조건이 성취됐는지, 청구 금액이 어떻게 계산됐는지가 문제 될 수 있다. 임대인은 차임 지급 내역과 관리비 부과·납부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임차인의 점포 인도 의무와 함께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 및 시기도 조서에 담을 수 있다.
엄 변호사는 "제소전화해의 실익은 소송 한 번을 통째로 건너뛰는 데 있는데, 인도만 담고 돈을 빠뜨리면 결국 소송 하나를 다시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