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프랜차이즈 산업의 양적 성장보다 중요한 것은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생존할 수 있는 질적 성장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가맹점주에게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나 각종 비용을 받는 이른바 ‘본사의 고리대금업’ 문제는 심각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물론 본사가 경영난에 빠진 가맹점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문제는 그 자금이 가맹점의 회생을 위한 상생수단인지, 가맹점주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본사의 수익을 추가로 확보하는 수단인지다.
가맹점주는 임대료와 인건비, 원재료비, 배달·카드 수수료 등을 부담한다. 여기에 가맹비와 로열티, 필수품목 관련 비용까지 지급한다. 매출이 떨어지면 운영자금이 부족해지고 금융기관에서 추가 자금을 조달하기도 어려워진다.
이때 본사가 가장 손쉬운 자금원이 된다면 가맹점주는 본사의 자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돈을 빌리는 순간 가맹점주는 사업파트너인 동시에 채무자가 된다.
이미 본사는 브랜드와 상표, 상품공급, 영업방식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채권·채무 관계까지 더해지면 가맹점주의 협상력은 더욱 약화된다. 경제적 의존이 경영의 종속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본사의 이윤 극대화가 이런 구조와 결합할 때 발생한다. 가맹점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보다 물품마진, 각종 수수료, 금융수익 등을 통해 본사의 이익을 확대하는 것이 유리하다면 프랜차이즈의 기본 원칙 자체가 흔들린다.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가맹점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돈을 가져가는 사업이 아니다. 본사의 브랜드와 시스템, 가맹점주의 자본과 현장경영이 결합해 함께 수익을 만드는 사업이다. 따라서 이제는 본사의 이윤 극대화에서 본사와 가맹점의 공동이익 극대화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첫째, 본사의 가맹점 대상 대여금과 금융수익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대여금 규모와 이자율, 연체이자, 담보·보증 조건 등을 가맹점주가 명확하게 알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가맹점 금융지원은 수익사업이 아니라 경영안정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한다. 자금지원이 필요한 가맹점에는 합리적인 금리와 상환조건을 적용하고, 경영회복이 어려운 경우 상환유예나 이자감면 등을 통해 회생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본사의 수익구조를 가맹점의 수익성과 연동해야 한다. 가맹점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면 본사의 수익도 증가하는 구조라야 한다. 반대로 가맹점의 수익성과 무관하게 각종 비용과 금융수익으로 본사의 이익을 확보하는 구조는 개선해야 한다.
넷째, 가맹점사업자단체의 실질적인 협상력을 강화해야 한다. 개별 가맹점주는 본사와 협상하기 어렵다. 가맹점주들이 공동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주요 비용과 계약조건에 대해 협의할 수 있어야 한다.
공정위의 가맹분야 공정거래협약 평가에서도 광고·판촉 비용의 공정한 부담, 계약해지와 폐점 기준, 가맹점 지원, 정보 제공, 본사와 점주 간 협의절차 등을 중요한 평가항목으로 두고 있다. 이는 앞으로의 프랜차이즈가 단순한 계약관계를 넘어 협력적 거버넌스로 발전해야 한다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핵심은 권력관계의 변화다. 본사는 자본과 브랜드, 정보와 계약권을 가지고 있고 가맹점주는 투자금과 노동력을 가지고 있다. 양쪽이 서로 다른 자원을 제공하는 만큼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지배하는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가맹점주를 ‘돈을 내는 고객’이나 ‘상환해야 할 채무자’로 보는 순간 프랜차이즈의 지속가능성은 무너진다.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주를 종속시키는 사업이 아니라 가맹점주와 함께 성장하는 사업이어야 한다. 본사의 성공을 위해 가맹점주가 희생되는 구조에서, 가맹점주의 성공이 곧 본사의 성공이 되는 구조로 바꾸는 것. 그것이 프랜차이즈 산업의 권력관계를 바로잡고 소상공인의 생존을 지키는 출발점이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컨설팅학 박사)
한종훈 기자 hjh@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