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폭력행위를 제지하고 가정폭력행위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현행범 체포 등 수사가 바로 진행될 수도 있으며, 피해자를 상담소나 보호시설 또는 의료기관으로 인도하는 조치도 가능하다. 따라서 신고가 접수된 후 경찰이 단순히 부모와 자녀의 이야기를 듣고 돌아갈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되며, ‘훈육 목적의 행위’였다고 일방적인 정당함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먼저 가정폭력이라고 하면 흔히 배우자에 대한 폭행부터 떠올리지만 법에서 말하는 범위는 훨씬 넓다. 가정폭력처벌법은 가정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한 신체적·정신적·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가정폭력으로 규정하고, 가정폭력범죄에는 폭행과 상해뿐 아니라 협박, 체포·감금, 강요, 재물손괴, 모욕·명예훼손, 주거침입 등도 포함한다. 따라서 자녀를 때린 경우라면 폭행 또는 상해가 문제될 수 있고,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이용했다면 특수폭행·특수협박 등이 문제될 수 있다. 자녀를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거나 특정 장소에 가둔 행위는 체포·감금, 겁을 주기 위해 위해를 가하겠다고 말한 경우에는 협박, 화가 난 상태에서 휴대전화나 가구 등을 부순 경우에는 재물손괴가 별도로 검토될 수 있다.
수사기관은 자녀의 진술만 확인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진술과 당시 현장 상황, 문자·메신저 내용, 사진이나 영상, 병원 기록, 주변인의 진술 등 사건과 관련된 자료를 함께 살펴본다. 부모가 억울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는 식으로 포괄적으로 주장하기보다 신고된 내용 가운데 어느 부분이 사실과 다른지를 구체적으로 나눠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사기관이 자녀를 혼낸 이유, 당시 어떤 말을 했는지, 신체적 접촉이 있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었는지, 물건을 던지거나 파손한 사실이 있었는지, 과거에도 비슷한 신고나 다툼이 있었는지 등을 상세히 살펴보기 때문에 섣부른 거짓말은 금물이다.
가정폭력처벌법은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가정폭력범죄가 재발할 우려가 있고 긴급해 법원의 임시조치 결정을 받을 수 없는 경우 경찰이 긴급임시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퇴거·격리나 일정 장소에 대한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조치가 내려진 상황에서 부모가 “내 아이인데 연락도 못 하느냐”거나 “집에 들어가는 것까지 막을 수 있느냐”며 반발하기 쉽다. 그러나 자의적으로 상황을 판단해 행정조치를 무시하면 사태만 악화될 뿐이며, 정식 절차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녀의 신고로 가정폭력 사건이 시작된 경우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신고를 취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현재 어떤 조치가 내려졌고 어떤 내용으로 조사가 진행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훈육을 위한 행동이었다는 사정은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는 데 의미가 있지만, 실제 행위의 내용과 정도에 대한 검토를 대신할 수는 없다. 감정적인 해명보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도움말 : 법무법인 YK 안산 분사무소 윤한진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bp_ks@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