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7(금)
[비욘드포스트 진병두 기자] 할리우드 최대 영화 축제인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최종 후보 리스트를 발표했다.

치열한 경쟁작들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후보 공개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영화인들이 주목하는 아카데미 시상식 속 크고 작은 이슈들을 모아봤다.

◇ 끝나지 않는 '보헤미안 랩소디'...노미네이트 쾌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공식 포스터,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공식 포스터, 사진=네이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편집상, 음향믹싱상, 음향편집상까지 총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아카데미 전초전’이라고 불리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2관왕을 차지해 유력한 수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특히 ‘프레디 머큐리’를 연기한 라미 말렉에 대해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남우주연상 후보”라고 언급했다.

아카데미 도전 좌절...'버닝'
영화 '버닝' 스틸컷, 사진=imdb
영화 '버닝' 스틸컷, 사진=imdb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은 아쉽게 후보 지명에 실패했다.

그동안 한국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과 수상의 연이 없었다. 매년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 대표 1편을 뽑아 지난해까지 29편을 출품해왔다. 1962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왕의 남자’, ‘택시운전사’ 등이 꾸준히 아카데미에 도전했지만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최다 부문에 오른 ‘로마’와 ‘더 페이버릿’
영화 '로마'와 '더 페이버릿' 공식 포스터, 사진=네이버 영화
영화 '로마'와 '더 페이버릿' 공식 포스터, 사진=네이버 영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페이버릿’이 10개 부문에 올라 최다 노미네이트를 기록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영화 ‘그래비티’로 오스카 감독상을 받았던 만큼 이번 아카데미에서도 선전을 기대하는 평이 많다. ‘로마’는 감독 자신의 유년 시절을 되돌아보는 영화로 인생에 큰 영향을 준 두 여성에게 바치는 작품이다.

‘더 페이버릿’ 역시 올리비아 콜맨, 엠마 스톤, 레이첼 와이즈 개성파 여배우 세 명의 열연으로 작품상은 물론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주요 부문에서 지명됐다. 절대 권력을 지닌 여왕의 총애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 히어로 영화 최초로 이름을 올린 ‘블랙팬서’
영화 '블랙팬서' 스틸컷, 사진=imdb
영화 '블랙팬서' 스틸컷, 사진=imdb
영화 ‘블랙팬서’가 히어로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영광을 차지했다.

매년 수퍼히어로들이 전 세계 극장가를 휩쓸었음에도 히어로 영화는 아카데미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상과 감독상 부문에 오르지 못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다크나이트’가 남우조연상(히스레저)과 음향편집상을 받았지만 역시 작품상은 받지 못했다.

그만큼 이번 ‘블랙팬서’의 노미네이트는 미국 내에서 뜨거운 응원을 받고 있다. 외신은 "오스카가 고개를 끄덕인 최초의 히어로 영화"라는 찬사를 보냈다. 일부 마블 팬들은 영화를 연출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감독상 후보로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회자 없는 시상식?
아카데미 시상식, 사진=타임 매거진
아카데미 시상식, 사진=타임 매거진
이번 시상식은 공식 사회자 없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사회자로 낙점됐던 흑인 코미디언 케빈 하트가 성 소수자(LGBTQ)를 차별하는 내용의 소셜미디어 코멘트로 논란 끝에 중도 하차한 이후 사회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아카데미 측은 NBC 방송 정치풍자 코미디쇼 ‘SNL’처럼 집단으로 진행하는 방식의 진행 대본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무리의 유명인사들을 차례로 무대에 올려 다양한 부문의 후보자를 소개하고 수상자를 발표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그린 북’을 둘러싼 논란들
영화 '그린북' 스틸컷, 사진=imdb
영화 '그린북' 스틸컷, 사진=imdb
영화 ‘그린 북’이 아카데미 시상식 5개 부문에 올라간 가운데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의 주인공은 '그린 북' 각본가 닉 발레롱가와 감독 피터 패럴리다.

발레롱가는 2015년 11월 자신의 트위터에 ‘무슬림 혐오 발언’으로 추측되는 글을 올렸다. 당시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가 수많은 무슬림들이 9·11 테러에 환호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밝힌 것. 발레롱가는 이 트윗이 최근 논란이 되자 SNS 계정을 삭제하고 사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피터 패럴리 감독은 과거 성추문 행적이 거론됐다. 그가 영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촬영장에서 자신의 성기를 노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이에 대해 피터 패럴리 감독 역시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린 북'이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은 가운데 이러한 도덕성 논란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궁금증이 모이고 있다.

진병두 기자 jbd@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