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26(금)

현대중공업 지주 회장까지 순탄한 행보
대우조선해양 햡병 추진의 적임자
각종 R&D 사업협력 및 실적 자신감

(사진=뉴시스)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
(사진=뉴시스)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권오갑 현대중공업 회장이 수장으로써 굵직한 행보를 시작하게 됐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샐러리맨이 신화를 다시 쓴 권 회장은 대우조선 결합 심사를 놓고 적임자로써 합병을 진두 지위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9일 권오갑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올해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 권오갑 회장, 현대오일·현대중 거쳐…지주 회장까지

권 회장은 1978년에 현대중공업 플랜트영업부로 입사했다. 런던지사, 학교재단 사무국장, 현대중공업스포츠 사장, 서울사무소장을 거쳐 2010년에는 현대오일뱅크 초대 사장을 지냈다.

2014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및 그룹 기획실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왔다.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 과감한 신규투자와 조직문화 혁신, 소통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1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던 회사를 1조원대 규모로 성장시키는 등의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또 2014년에는 어려움에 처한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및 그룹 기획실장으로 취임해 과감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사업재편은 물론, 자산매각을 비롯한 각종 개혁조치들을 신속히 단행해 회사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어 지주회사 아래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현대로보틱스, 현대에너지솔루션 등 비조선 사업을 분할해 독자경영의 기틀을 마련했고,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성공적으로 주도한 바 2016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권 부회장의 성과로는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의 시장 위상 제고를 꼽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오랜기간 동안 불황 터널을 이어가던 한국 조선산업이 지난해 전세계 총 수주액과 수주 물량에서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1위를 하는 데 큰 비중을 차지했다.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캡쳐)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캡쳐)


◆ 대우조선과의 합병 추진…일선 적임자 평

권 회장은 부회장 시절 올해 초에 산업은행과 조선업계 '빅딜'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합의를 이끌기도 했다. 권 회장은 인수 합의 후 세계 1, 2위 조선사의 합병을 통해 한국 조선산업의 위상을 굳히겠다는 의지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글로벌 조선 시장 점유율이 21%에 달하는 ‘메머드급’ 조선사가 탄생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월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절차에 따라 기존 현대중공업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한국조선해양(존속법인)과 현대중공업(신설법인)으로 분할한 뒤 7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6개국에서 본격적으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각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모두 통과되면 한국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상호 보유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맞교환하고, 대우조선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짓는다.

기업결합 심사는 순조롭다. 권 회장은 지난달 29일.현 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의 첫 관문인 카자흐스탄 심사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카자흐스탄 경쟁당국은 관련 시장의 획정, 경쟁제한성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견 없이 승인을 결정했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유럽연합(EU)와 일본, 중국,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등 5개국에서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카자흐스탄이 승인을 알렸지만 아직 일본, 중국, 싱가포르, 유럽연합(EU)의 승인이 남아 있다.

경쟁법이 가장 발달해 기업결합의 핵심국가로 분류되는 EU도 사전심사를 마무리 하고 이르면 11월 중 심사신청에 들어갈 계획이다.

◆ GRC 연구개발 설립 추진…KT·포스코 등과도 협업

또 권 회장은 세계 1위 한국 조선산업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경기도 판교에 GRC(Global R&D Center)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향후 기술경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경기도 판교 GRC 설립도 권 부회장의 영향력이 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GRC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매출액 대비 기술 개발 투자 비중을 세계선진기업 수준인 6~7%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을 목표로 계획된 연구 시설이다.

GRC에서 근무하는 인력만 신규 채용 등을 포함해 5000명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2021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히고 있다.

그리고 KT와 지난 8일 ‘5G 기반 사업협력 성과 발표회’를 개최하고 로봇 위주의 스마트팩토리 및 스마트조선소 고도화사업 성과를 점검했다.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캡쳐)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캡쳐)
당시 권 회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대한민국 제조업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와도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해 LNG추진선용 연료탱크 소재 국산화에 나선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18만톤급 LNG추진선용 연료탱크에 포스코의 9%니켈강을 적용해 극저온 탱크의 핵심 소재 국산화와 공급 안정화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 기업결합추진 적합자…권오갑, “실적, ‘나아지고 있다’”

"앞으로 정부에 할 얘기는 강력하게 하면서 주도적으로 역할을 하겠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회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힌 셈이다.

그의 회장 승진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를 반드시 성사시키기 위한 리더십 강화 차원이라는 것이 그룹 안팎의 분석이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권 회장은 "기업결합 추진은 지금까지 해오던 일"이라며 "제가 할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현대중공업 실적과 조선 시황에 대한 말도 꺼냈다. 올해 다소 부진했던 실적도 "2022년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워드는 소통과 포용이다.

권 부회장은 "조선,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산업 중 우리가 제일 먼저 5~6년 전부터 구조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에 지금은 견딜만 해졌다"며 "1억5000만달러짜리 배값이 8500~9000만달러로 떨어진 상황에서 지금 끌고가는 것도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해양플랜트사업부에서 2000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했는데도 원가를 줄이면서 선방한 편"이라면서 "사람을 줄이면 좋지만 같이 공존하는 포용정책을 펼쳐야 하고 지금은 전반적으로 아주 좋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강기성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