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9(일)

여러 사람 손 대는 성수 대신 '손세정제' 성당
주말부부 "아이 때문에 휴일 만나는 것 고민"
대면·공동활동 자제…가족 함께 먹는 것 가려
교통수단 공유 서비스 기피…마스크 일상화

3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일부 출입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유입 차단을 위해 폐쇄돼 있다.
3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일부 출입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유입 차단을 위해 폐쇄돼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국내 확진자 수가 3일 오후 2시 기준 15명까지 늘어나면서 사회적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러면서 대면 또는 공동 활동을 기피하는 형태의 일상 변화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3일 시민들 사이에서는 신종 코로나 전염을 우려해 외부 활동은 물론이고 멀리 떨어져 지내는 가족과의 만남까지 당분간 멀리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주말 부부 김모(46)씨는 "휴일에 (예전처럼) 가족을 만나러 가야할지가 고민된다"고 전했다.

김씨는 "당분간 주말에 가족과 만나지 않아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이라며 "자칫 잘못해 아이들이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가족과 밥을 먹더라도 다른 사람 숟가락이 섞일 수 있는 종류의 음식은 꺼려진다는 시민들도 있다.

직장인 A(28·여)씨는 "탕 종류를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같이 먹는 음식은 부담스럽다며 꺼리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면서 "최근엔 가족들과도 웬만하면 음식을 다른 그릇에 따로 담아 먹는다"고 전했다.

조모(31·여)씨는 "신종 코로나에 대비하게 위해 당분간 전골류는 먹지 않을 생각"이라며 "여러 사람과 한 그릇을 쓰는 음식은 피하고 있다"고 했다.

자동차, 자전거 등 교통수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던 이들도 최근 꺼려진다는 반응이 많다.

출근길에 전동 킥보드를 이용했다는 정모(30)씨는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교통수단을 통해 감염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매일 소독한다는 공지가 있었지만 불안해서 버스를 타거나 도보로 이동한다"고 했다.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제 활용은 일상이 됐다. 버스 안에 일회용 마스크가 구비돼 있는 것은 물론 애완견을 위한 마스크가 온라인상에서 거래되기도 한다.

매일 마스크를 착용하기로 했다는 직장인 B씨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것을 보니 내가 경각심이 부족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분간 습관처럼 쓰고 다니려 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한 우려는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운동 풍경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예비 후보들 사이에서는 선거 운동을 잠정 중단한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선거사무실 개소를 연기하는 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유세를 하더라도 악수를 자제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교회나 성당 등 다중이 모이는 장소 풍경도 이전과 다르다. 되도록 밀집 장소를 피하겠다는 신자들이 있는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하고 예배하거나 여러 사람이 손을 대는 성수가 우려스러워 그 자리에 손 소독제를 놓은 성당 등이 목격됐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밝힌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3일 오후 2시 기준 15명이다. 국내 확진자는 지난달 20일 첫 판정 이후 점증했다.

신종 코로나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발생해 20여 개국으로 확산한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제보건규약(IHR) 긴급위원회를 열어 '국제보건위기 상황(PHEIC)'을 선포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4일 0시를 기해서는 입국일로부터 14일 이내 중국 후베이성에 체류한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다. 또 확진자와의 모든 접촉자를 자가 격리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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