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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토)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 조성된 고(故)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묘.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 조성된 고(故)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묘.
] 롯데그룹의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묘는 고인의 소망대로 소박하게 조성됐다.

울산대학교는 건축학과 김범관 교수가 디자인한 신격호 명예회장 묘역에 대한 디자인 내역을 10일 공개했다.

묘역은 신 명예회장의 고향인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선영에 마련됐다.

그의 묘역은 망부석 등 석물로 화려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자그마한 봉분에 벌레 방지를 위한 측백나무가 심어졌다.

묘 오른쪽 가로 1.8m 크기의 와석(臥石)이 신 명예회장의 묘역임을 알리고 있다.

신 회장의 와석의 금석문에는 "여기 / 울주 청년의 꿈 / 대한해협의 거인 / 신격호 / 울림이 남아 있다"고 새겨져 있다. 또 살아생전 그의 철학이 담긴 한 줄 "거기 가봤나?"가 덧붙어 있다.

"거기 가봤나?"는 고인이 평소 직원들에게 현장 확인의 중요성과 부지런해야 함을 강조한 말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 조성된 고(故)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묘.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 조성된 고(故)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묘.

이 문장은 영국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하고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이지현 씨가 고인의 온화하면서도 강직한 성품이 잘 읽히도록 문장 부호를 최소화해 디자인했다.

김범관 교수는 "고인의 검소하고 권위를 따지지 않는 소박한 성품을 표현하기 위해 자연석을 택했고, 이 자연석을 세우지 않고 눕힌 수평적 배치로 하여 조경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죽어서 고향에 평범하게 묻힌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회장의 뜻을 반영했다"며 "집무실에 걸어두었던 '거화취실(去華就實·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배제하고 내실을 지향한다)' 액자에서처럼 죽어서도 소박한 삶의 가치를 알려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지난달 19일 향년 9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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