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22(수)

발병 40여일만에 환자 3000명 돌파, 메르스땐 186명에 그쳐
신종 플루와 달리 항체, 치료제 없고 잠복기 길어 통제 난항
퇴원 후 2주 자가격리·재검사 하는 중국처럼 선제조치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2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2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발병 41일 만에 환자 수 3000명을 넘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 완치된 줄 알았던 환자가 다시 감염되는가 하면 검사결과를 기다리던 환자가 갑자기 사망한 사례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알려지지 않은 신종 감염병에 대처하기 위해선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는 국내에서 지난달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확진환자 수가 3000명을 넘는데 40일이 소요됐다.

국내 코로나19 환자 수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 기준 총 3150명이다.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 감염병이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는 총 환자 수가 186명이었고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는 3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는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인 31번째 환자가 발생한 이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은 2월18일 이후 18일 만인 26일 국내 환자가 1000명을 넘어섰고 이틀 뒤인 28일에 2000명을 돌파했다. 이후 불과 하루 뒤인 29일 확진환자 수는 3000명을 넘겼다. 31번째 환자 발생 후 21일 만에 3119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 중 절반에 육박하는 1557명은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환자이지만 감염원을 명확히 알 수 없는 환자도 1222명에 달한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환자는 대구 697명, 경북 221명 외에도 부산 67명, 서울·경기 52명, 충남 48명, 경남 40명, 대전 14명, 충북 6명, 인천·강원·전북 각각 4명, 제주 2명, 광주·전남 각각 1명 등이 있다. 전국적으로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환자들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치료 후 완쾌된 줄 알았던 환자가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재감염 우려까지 기정사실화됐다.

경기 시흥에서 발생했던 국내 25번째 환자는 지난 2월9일 확진판정 후 치료를 받고 22일 퇴원했으나 27일 경미한 증상이 있어 재검사를 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겸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1946년생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코로나19가 재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장 우려하던 코로나19 감염 후 급사(急死) 추정 사례까지 발생했다. 국내 17번째 사망자는 지난달 27일 오후 3시께 검체 채취를 하고 해당일엔 특별한 조짐이 없어 귀가 후 자가격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튿날 오전 5시께 배우자가 이 환자의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해 신고하고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오전 6시40분께 숨졌다. 검체 채취를 한 뒤 약 15시간 만이다.

방역당국도 이 사망자에 대한 사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환자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경증으로 나타나다가 고령자 혹은 기저질환자 등에게서 중증으로 발병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일단 방역당국은 17번째 사망자가 치매와 파킨슨병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 16명의 사망자 특성을 분석한 결과 모두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앞서 겪었던 감염병들과는 차이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인플루엔자는 잠복기가 1~2일이었고 일부는 항체가 있었고 항바이러스제도 있었지만 코로나19는 잠복기가 길어 통제하기가 어렵고 항체나 효과가 입증된 항바이러스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메르스와의 비교에서도 "메르스는 복통 등 위·장·간 증상이 30%였는데 코로나19는 5%"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기존의 감염병과는 다른 특성을 보이고 전파 속도가 빨라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정부의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중국 자료에서도 회복환자의 14%가 다시 양성으로 나왔다. 중국은 코로나19 환자 퇴원하면 2주간 자가격리 후 2주째에 확진검사 한다. 우리나라도 2주간 자가격리하고 끝날 때 확진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