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9(일)

LG건조기 무상수리에 그쳐…소비자 소제기
LG LED TV 블랙아웃 현상도 ‘모르쇠’ 일관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올해 1분기 LG전자는 코로나19 악재에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거뒀다. LG만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H&A부문의 호실적이 바탕이 됐다. 특히 H&A 중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관리기 등이 속해 있는 신(新)가전은 매출을 급속도로 올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중 지난해 의류건조기 국내 판매량은 2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2017년은 60만대 규모에서 2018년 150만대로 급증했다.

수치와는 다르게 의류건조기는 시장 진입은 초기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자동세척기능 ‘인버터’를 사용하면서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한 것. 문제가 동시 다발적으로 커지자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모아져 리콜과 환불을 요구하는 청원이 이뤄졌고, 지난해 8월 29일 한국소비자원은 직접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LG전자는 당시 부품교체 등 건조기를 전량 무상 처리키로 하는데 그쳤고, 결국 현재 LG 건조기 피해자 모임은 지난 3월 3일 청구인단 2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문제는 의류건조기 문제들이 좀처럼 사그러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만8000명이 넘는 회원이 속한 ‘엘지건조기자동콘덴서 문제점’이라는 네이버밴드에는 매일 불만 사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콘덴서 먼지 낌 현상, 응축수의 악취, 물이 새는 경우, 소음. 건조기의 녹 발생으로 인한 아아들의 피부질환 등의 사례들이 사진, 동영상과 함께 하루가 멀다 하고 속속 나열되고 있다. 다시 말해 A/S나 공장 입고를 마친 이후에도 다시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는 등 입고 전과 변한 게 없다는 주장이다.

(사잔=LG전자)
(사잔=LG전자)
LG전자의 위기 때에 나오는 전략은 ‘버티기’, ‘모르쇠’ 인지도 모른다. LG전자는 2017년 이전에도 소비자들에게 이번과 같이 문제를 덮고 ‘모르쇠’한 사례가 있다. LG LED TV 블랙아웃 현상이다. 이 사례를 다룬 ‘LG LED TV파해자 모임’은 멤버가 1만명에 이르며, 불만 사례는 5000건이 넘는다. 당초 여름 LED를 둘러싼 확산렌즈가 떨어지자, 잠깐 렌즈를 붙이는 수준에서 무상서비스를 해준 LG전자는 LED 렌즈가 타면서 TV 화면이 꺼져버리는 ‘블랙아웃’ 현상이 증가하자 묵묵부답으로 태도를 바꿨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올해 신년사는 간결했다. 10분 연설 동안 ‘고객’을 총 30번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가 나아가야 할 답은 고객에 있다며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의 기본 정신을 다시 깨우고 더욱 발전시킬 때“라고 강조했다. 제품을 놓고 고객을 외면하는 것이 LG전자가 의도하는 고객 가치 창조의 일환은 아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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