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5(수)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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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미국이 대만 TSMC 공장을 자국 내 설립하도록 하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이 화웨이 견제책으로 꺼낸 카드가 메모리 반도체로 확산될 겅우 주 납품사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행정부는 최근 화웨이의 반도체 수급을 차단하기 위해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의 초미세공정 공장을 미국에 짓도록 했다. 또한 미국 기업의 기술을 사용한 제 3국 기업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팔지 못하도록 했다.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경우 10%이상이 화웨이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업계에 와닿는 문제는 메모리 반도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우리 기업에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곧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화웨이 제재 동참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 반도체 업계는 약 10조원에 달하는 시장을 잃게 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작년 매출 26조990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12조5600억원을 중국에서 벌어들였다. 또 화웨이가 이번 제재로 시스템 반도체 조달에 문제가 생길 경우 관련 제품 생산 규모도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점도 있다. 화웨이가 물건을 못 만들면, 메모리 반도체도 구매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업계 일부에서는 국내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TSMC는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제작해 납품해 왔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하이실리콘의 ‘기린’브랜드인 AP나 CPU 생산이 막히게 된다. TSMC가 최근 하이실리콘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입은 전체 매출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중국 대만 TSMC의 공급처가 막힐 경우 파운드리의 활로가 넓어진다는 가능성이 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량이 줄어들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수요에 득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SA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7.6%로 삼성(21.2%)에 이은 2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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