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26(금)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산업은행은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제시한 12주간에 걸친 아시아나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상 노딜로 해석되는 가운데 산업은행은 그에 대한 책임을 현산 측에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은 3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수자 측인 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지난달 26일 제안한 아시아나항공 12주간 재실사 요구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재실사 요청은 과도한 수준이고 기본적으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라며 “그동안 실무에서 거래 종결을 위해 지속해서 인터뷰를 요청했음에도 응하지 않다가 거래 종료 당일에 12주간 재실사를, 그것도 서면으로 요청한 것은 인수 진정성은 없으면서 단지 거래를 종결시키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HDC현산은 7주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를 벌였으며 인수 준비를 위해 6개월 간 인수단을 아시아나항공에 파견, 인수 준비활동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재실사를 요구한 의도가 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 부행장은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는 현산의 인수 의사가 확실할 때만 제한적으로 허용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 상황에서 사실상 ’노딜‘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최 부행장은 “수 많은 M&A를 격어봤지만 당사자 면담 자체가 조건인 경우는 처음”이라며 “현산 측이 기본적인 대면 협상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계약 무산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선 “일부 증자를 이행하든, 계약금을 추가로 납입하는 등 책임있는 조치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부행장은 ’플랜B‘에 대한 언급도 했다. 그는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동성 지원 및 영구채 주식 전환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후 LCC분리 맥각이나 자회사 처리 등 구체적인 관리방안을 적극적으로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같은 국유화와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산업은행이 출자전환을 통해 일부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두고 ’국유화‘란 표현은 맞지 않는다”며 “자칫 신용도 평가나 외부 영입을 할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채권)은행의 관리‘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호산업과 현산은 계약무산시 책임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25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 반환소송을 염두에 두고 상호 책임론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금호산업 측은 ’현산이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았다“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한다면 언제든 다시 협상할 자세가 돼 있다“는 입장이다.

news@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