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5(수)

대한항공 아시아나인수…산업은행 8000억 지원
코로나19 위기 속, 규모의 경제 시너지 효과창출
정부, 지원부담 덜고 관리도 수월…리스크 헤지

대한항공, 아시아나 M&A 왜?…“덩치키워 리스크헤지”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국내 1, 2위의 항공사가 하나로 뭉친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16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글로벌 톱10의 항공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탄생하게 된다.

두 항공사 합병의 배경은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리스크 헤지라고 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대 대형항공사(FSC)를 유지하지 않고 인수 추진으로 방향을 바꾼 배경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산업의 위기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중동 항공사 등은 거대자본을 통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데 코로나19 상황까지 감안할 경우 특단의 경쟁력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M&A로 대형화된 노선을 통해 노선 중복투자 절감과 네트워크 재투자를 통한 시너지 효과창출이 예상된다.

또 양사가 동일한 항공업종이라는 점도 합병에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 항공사가 모두 어려운 실정에 놓인 가운데, 정부가 짊어져야 할 부담을 줄이려면 각각 관리하는 것이 아닌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것이 더 수월하다. 그리고 대한항공은 이미 항공업 전문기업이라 비항공사가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것에 비해 훨씬 리스크가 적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LCC 3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도 단계적으로 통합해 국내 LCC시장도 개편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양사 통합으로 노선 운영 합리화, 원가 절감 등을 통해 항공산업 경쟁역을 더욱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나아가 허브공항인 인천공항의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글로벌 항공사와의 조인트벤처를 확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환승 수요를 유치하게 돼 국내 항공산업의 성장을 한층 더 견인하게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국토부는 “항공업 독과점에 대한 우려, 오너 리스크로 인한 안전운항 저해, 불공정 경영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는 것이지 대규모 인원감축은 없다”며 “기본적으로 고용 유지가 되고 잉여 인력은 신규 목적지 개척 등을 통해 재배치 흡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이날 산업은행은 양 항공사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내놨다.

산은은 우선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을 인수하는 등 총 8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교환사채는 일정 시간이 지난 후 한진칼이 아닌 대한항공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사채다. 산은이 50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 10.6%를 확보하게 돼 조원태 한진 회장(41.4%)와 KCGI(46.71%)간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주주배정 유상증자(2조5000억원)에 참여한다. 한진칼에 배정된 몫은 7317억원으로 주식 취득 뒤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 29.2%가 된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대금으로 아시아나항공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아시아나신주 1조5000억원과 영구채 3000억원을 인수한다. 주식 취득 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은 63.9%가 돼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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