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9(일)

전자, 무역·유통, 정보·통신, 식품, 금융 순

300대 기업, 임원과 직원의 평균보수 차이 ‘4.7배’…작년보다 더 벌어져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국내 주요 300大 기업이 올 3분기까지 미등기 임원(임원) 한 명에게 지급한 평균 보수는 2억 5800만 원 수준으로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직원) 5400만 원보다 4.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는 작년 동기간 4.4배 차이보다 더 벌어졌다.

또 임원과 직원 보수 편차가 가장 큰 업종은 전자 업종으로 7.36배나 차이가 났다. 이어 무역·유통, 정보·통신, 식품, 금융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대표이사 김혜양)가 ‘국내 주요 300大 기업의 최근 2년 간 3분기 인건비 및 평균 보수 변동 현황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군은 15개 업종별 매출 상위 20곳씩 총 300개 상장사이고, 각 년도별 3분기(1~9월)까지 지급한 인건비 현황 기준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 3분기까지 300대 기업에서 임원과 직원에게 지출한 인건비는 총 55조 7831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간 55조 8676억 원보다 844억 원 줄어든 금액이다. 임원과 직원으로 따로 구분해 살펴보면 상황은 엇갈렸다. 직원 총 인건비는 53조 7450억 원에서 53조 5493억 원으로 1957억 원 감소한 반면 임원 총 보수는 2조 1226억 원에서 2조 2338억 원으로 1112억 원 늘어 대조를 보였다.

1인당 평균 보수로 살펴보면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는 1년 새 더 벌어졌다. 300대 기업의 올 3분기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5496만 원으로 작년 동기간보다 36만 원(0.6%↑)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임원 한 명당 받은 평균 임금은 2억 4189만 원에서 2억 5894만 원으로 1705만 원(7%↑) 많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원과 직원 간 평균 보수는 작년 3분기 기준 4.43배 격차에서 올 동기간에는 4.71배로 더 벌어졌다.

작년 3분기 대비 올 동기간에 300개 기업에서 인건비가 떨어진 것은 고용 인원과 연광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 인원이 감소하면서 인건비 규모도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실제 조사 대상 300대 기업의 작년 3분기 직원 숫자는 98만 4409명이었는데 올해는 97만 4450명으로 불과 1년 만에 9959명이나 회사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임원 자리도 100곳 넘게 사라졌다. 작년 3분기 당시 8775명이던 임원은 올 동기간에는 8627명으로 148명이나 되는 임원 책상이 없어진 셈이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업종별 임원과 직원 평균보수 및 보수격차
(자료:한국CXO연구소) 업종별 임원과 직원 평균보수 및 보수격차
업종별 임원과 직원 평균 보수도 편차가 컸다. 임원 보수가 높은 업종은 전자(4억 5838만 원), 정보·통신(3억 5704만 원), 금융(2억 8184만 원), 무역·유통(2억 6865만 원), 철강(2억 3634만원), 석유·화학(2억 2778만 원) 등이 평균 2억 원 이상 됐다. 기계(1억 1829만 원), 운수(1억 2461만 원), 패션(1억 3403만 원), 고무·플라스틱(1억 3464만 원), 제약(1억 3911만 원) 업종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건설(1억 8365만 원), 자동차(1억 7901만 원), 시멘트·광물(1억 7303만 원) 업종의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도 2억 원을 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 평균 보수는 금융 업종이 6707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자(6226만 원), 정보·통신(6026만 원) 업종이 올 3분기에만 6000만 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그 다음으로 철강(5978만 원), 자동차(5913만 원), 석유·화학(5827만 원), 건설(5588만 원), 기계(5261만 원) 업종은 평균 5000만 원 이상 6000만 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무역·유통(3699만 원), 식품(3775만 원), 패션(3933만 원), 운수(4268만 원), 고무·플라스틱(4488만 원), 제약(4729만 원), 시멘트·광물(4764만 원) 업종 등은 5000만 원 미만이었다.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곳은 전자 업종으로 7.36배나 차이 났다. 무역·유통도 7.26배로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가 큰 편에 속했다. 이어 정보·통신(5.93배), 식품(4.41배), 금융(4.2배) 업종 등은 4배 이상 벌어졌다.

반대로 기계 업종은 2.25배로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가 가장 적었다. 운수(2.92배), 제약(2.94배)업도 3배미만 수준으로 낮았다. 이외 고무·플라스틱(3배), 자동차(3.03배), 건설(3.29배), 패션(3.41배), 시멘트·광물(3.63배), 석유·화학(3.91배), 철강(3.95배)로 3배 이상 4배 미만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통상적으로 기업은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 고용 인원을 줄이고 인건비를 절감해 위기를 극복 하려는 경향이 짙다”며 “올해와 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전자를 필두로 한 IT와 증권 업종 등은 오히려 인건비를 늘렸지만 유통, 운수 업종 등은 고용 인원과 인건비를 줄여 위기를 극복하려는 흐름이 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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