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5.19(일)
최대흑자 HMM, 선원임금 1% 인상안 제시…노조 "마른수건 짜내기"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HMM(옛 현대상선)의 노동조합이 사측의 1% 임금 인상안에 반발하며 파업에 나섰다.

16일 HMM해원연합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제출했고, 23일 1차 회의, 29일 2차 회의를 거쳐 합리적인 조정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 측에 따르면 HMM 임금은 해운산업 위기가 본격화된 이후 2013년부터 6년간 동결됐으며 2015년 한차례 2.3% 인상된 것이 전부다. 올해 5년 만의 흑자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회사의 부채가 3조원이 넘고 향후 업황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1% 인상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원 A씨는 “전체인건비가 2.3% 수준이고 그 중에서 선원들이 차지하는 임금은 1%로 3억5000만원에 수준이다”라며 “이는 타 계열사 1%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원들 임금 조금 아껴가지고 채무 상환하는 것에 쓴다는 것은 선원들을 기만하는 것이고, ‘마른 수건짜내기’와 같다”고 성토했다.

선원들은 배에서의 생활이 수감생활과 같다고 입을 모은다. 한번 출항하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가족도 못 보고 바다 위에서 생활해야 한다. 배에서 내리기 전까지는 업무를 할 수밖에 없어 사직서를 내도 거의 반려된다. 결원이 생기면 회사에서 교대자를 내보내기 전까지 기존 선원이 대신 업무를 해야했고, 결원 출항하는 경우까지도 발생했다.

전정근 HMM노조위원장은 "코로나19로 선원 확보 및 하선이 어려워지면서 한 번 출항하면 수개월 선박을 떠날 수 없는 수감생활을 해야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렇듯 선원들이 해운재건을 위해 모든 것을 인내했고, 사상최대 흑자를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HMM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387억원을 기록하며 5년여만에 흑자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이 82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사측이 임금 인상안을 1%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한 적은 없다“라며 ”노동위원회 조정신청까지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협상을 계속 진행해 원만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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